한미약품이 이사회를 개최한 2일 서울 송파구 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임종윤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연합뉴스한미약품 임종윤·종훈 형제와 3자 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한미그룹 모녀)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 중심의 '독자적 경영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2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교체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박재현 대표가 계속 맡게 됐다.
이날 이사회에는 임 이사와 박 대표를 비롯해 이사 10명이 모두 참석해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사들 대다수가 전문경영인 체제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들들 임종윤·종훈 형제 대(vs) 임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종속회사로서의 경영이 아니라 한미약품의 독자적 경영을 해나가겠다"며 한미약품에 인사팀과 법무팀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미약품에는 별도 인사 조직이 없었고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해당 업무를 맡아 왔는데, 조직 신설을 통해 그룹과 별개로 인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기자들과 만난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연합뉴스이에 임종윤 사내이사는 다음날 "지주사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박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경질성 이사 발령을 냈다. 또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 없이 박 대표 스스로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에 임명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임 이사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한미약품은 박 대표 중심으로 '독자적 경영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형제 측 장남 임종훈 대표가 있는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지분 41.43%를 보유하고 있다. 임 형제 측이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과 경영진 교체까지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