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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취자 민원 당직AI에 맡겼더니…AI 행정 활용 어디까지?

광주

    주취자 민원 당직AI에 맡겼더니…AI 행정 활용 어디까지?

    편집자 주

    딥러닝 등 학습이 가능해진 인공지능(AI) 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행정에 AI가 적용되면서 인력만으로는 불가능했던 행정 수요가 극복되거나 응급 상황에 놓인 사람을 찾아 구조하는 일도 가능해지고 있다. 광주CBS는 다양한 방식으로 도입되고 있는 AI 행정의 현장을 살펴보고 한계와 문제점을 짚어보는 <"잡무 맡기고, 응급환자 살리고" AI 행정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단순 민원 접수부터 복잡한 자료 작성과 검색까지 잡무를 대체하고 있는 AI 행정 사례를 보도한다.

    ['잡무 맡기고, 응급환자 살리고' AI 행정①]
    광주시, AI 도입 전담인력 확보 재난안전상황실 통합
    경북도, 사업계획서·보도자료 초안 작성시간 단축
    특허청, 인공지능 기반 특허행정 분야 곳곳에 활용

    광주시 관계자가 최근 광주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AI당직기로부터 접수된 민원을 살펴보고 있다. 김한영 기자광주시 관계자가 최근 광주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AI당직기로부터 접수된 민원을 살펴보고 있다. 김한영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주취자 민원 당직AI에 맡겼더니…AI 행정 활용 어디까지?
    (계속)

    최근 광주광역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행정 업무에 인공지능(AI)를 접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안녕하세요 광주광역시 AI당직기입니다. 당직실 연결 안내를 도와드릴까요?"

    지난 8월 16일 밤 160번 광역버스를 탔던 A씨는 버스에서 가방을 분실했다. A씨는 이날 밤 11시쯤 빛고을콜센터(062-120)로 전화를 걸었다. AI당직기의 안내에 따라 음성으로 '교통'이라고 말했다. 교통 관련 민원접수로 넘어갔고 A씨는 음성으로 "버스에 가방을 놓고 내려 분실물 신청하겠습니다"고 말했다.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민원이 접수됐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 8월 1일부터 단순·이첩 민원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KT의 도움을 받아 인공지능(AI) 보이스 로봇인 'AI당지기'를 도입했다.

    광주시는 야간·휴일에 접수되는 당직 민원 대부분이 긴급 처리가 필요하지 않은 단순 민원·타 기관 이첩 사안이고 당직자 다음 날 휴무에 따른 업무 공백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당직제를 손봤다.
     
    광주시는 AI당직기를 도입하면서 당직 전담인력을 기존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광주시는 2천여 명이 번갈아 가며 하던 직원 당직제를 폐지한 대신 24시간 상시 운영되는 재난안전상황실에 당직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AI당직기 보이는 ARS. 김한영 기자 AI당직기 보이는 ARS. 김한영 기자 
    AI당지기는 음성 통화나 보이는 ARS로 민원을 자동 접수한 뒤 5개 자치구, 종합건설본부 등 해당 민원 처리기관을 연결하거나 담당 부서에 전달한다.
     
    AI당직기는 KT의 보이스봇 서비스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쯤까지 운영되고 있다. 빛고을콜센터(062-120)로 전화를 걸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민원인은 전화를 걸면 AI당직기의 "당직실 연결 아내를 도와드린다"는 안내 멘트를 들은 뒤 질문 맞게 음성으로 대답하면 된다. 주로 접수되는 민원은 불법 주정차, 동물 사체 처리, 대중교통 관련 불편 및 분실물 신고, 재난, 포트홀, 제설. 상수도 등이다. 주요 민원은 교통불편과 분실물 신고로 하루 평균 20여 건이 접수되고 있다.
     
    AI당직기는 접수된 민원의 통화내용과 통계 등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딥러닝 기능도 탑재돼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정확도가 향상된다.
     
    광주시는 연간 4천만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당직기를 도입하기 전 광주시의 당직수당은 1년 기준으로 8천만 원으로 2천여 명의 직원들이 3~4명 당직 근무를 해왔지만 이제는 1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직원이 매일 3~4명이 당직을 함으로써 상당한 어려움과 불편이 있었다"면서 "이번 당직 개편을 통해 그 업무 필요도라든가 또 대체 휴무로 인한 업무 공백을 줄임으로써 일과 가정이 양립되는 그런 업무 환경 조성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직 업무를 담당하는 B씨는 "이제 피로감이 훨씬 덜하고 무조건 직원 연결을 통해서 관련 부서로 넘긴다든가 구청에다 연결해야 해 힘들었다"면서 "AI당직기를 도입하면서 이제 민원인분들이 직접 구청에다가 본인들이 직접 연결할 수가 있어서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주취자 등 불필요한 민원도 대부분 AI당직기가 처리가 가능해 욕설과 폭언 등에서 당직자가 보호되면서 근무가 대폭 개선됐다는 것이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민원 전화를 받다 보면 폭언 등을 하더라도 중간에 끊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그 역할은 AI당직기 대신해 근무환경이 대폭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광역자치단체를 포함한 일선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AI당직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전 서구청과 익산시청, 부산 강서구청 등이 보이스 봇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5년 전부터 AI를 이용해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다른 시나리오로 행정 분야에 AI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계획서와 보도자료 작성 챗경북에게 맡겨주세요"

    챗경북. 챗경북 캡처 챗경북. 챗경북 캡처 
    지난해 경북도는 AI 챗봇서비스인 '챗경북'을 내놨다.
     
    '챗경북'은 경북연구원이 챗 GPT를 경북 지역에 맞게 설정해 자체 개발한 AI 챗봇 서비스다.
     
    현재 챗경북 서비스는 누구나 접속해 글다듬기와 번역, 백과사전 식 정보 제공, 복잡한 문장 세줄 요약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보도자료 작성지원, 사업건의조서 작성지원, 화공특강 챗봇 서비스 등 3종 서비스는 행정 업무에 특화된 서비스로 내부망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경북도 직원들은 사업계획서나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하는 데 챗경북을 이용하고 있다.
     
    보도자료와 사업건의조서 작성 서비스의 경우 관련된 기존 자료만 있으면 보도자료와 사업건의조서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해 준다. 1시간 정도 걸리던 초안 작성이 3분 이내에 가능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업 계획서 등 자료를 넣으면 그걸 바탕으로 초안이 나오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면서 "오류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표도용 이미지 검색에 탁월한 능력 AI'

    특허청 제공특허청 제공
    AI의 영역이 단순 검색에 그치지 않고 상표 디자인 검색, 특허 행정 분야까지 다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허청은 심사업무 지원을 위해 선행기술(유사특허) 및 상표·디자인 이미지 검색, 번역 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개발 및 활용했다.
     
    특허청은 인공지능 기반의 상표‧디자인 이미지 검색과 유사특허 검색, 기계번역 민원인 특허상담 등을 특허행정 분야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검색은 상표도용 검색과 이미지 검색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단순 검색에 그쳤지만 현재는 고도화 작업을 통해 심사가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세계 특허분야 5대 선진국 협의체인 IP5 사례도 살펴보고 있다.
     
    특허청은 검색의 성능을 복수문헌으로 특허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 검색의 경우도 비슷한 거의 비슷한 인용문은 잘 찾아낸다"면서 "심사는 똑같은 문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내용을 판단해 여러 개를 조합해 심사해야 하는데 이 부분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행정 기관들이 학습형 AI를 적극 도입하면서 막대한 인력을 투입해야 했던 행정 수요의 잡무를 대체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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