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3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새마을테마공원 새마을재단 북카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3일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TK) 지역 중 구미를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등 전통적 지지층 다지기에 나섰다. 한 대표로선 지난 7월 23일 전당대회 당선으로 취임한 뒤 첫 TK 방문이다. 지역의 반도체 업계와 간담회를 열며 민생·정책 행보를 병행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한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를 찾은 데 이어 구미 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 관련 업체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대표 출신의 고동진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구미는 보수의 심장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라면서 "구미의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고 클러스터화해서 발전하는 게 대한민국이 살길이고 경북을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오후엔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만남이 불발됐던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났고, 이에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방명록에는 "박정희 대통령님의 산업화 결단과 실천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이철우 지사와의 면담에서는 대구·경북 행정 통합 등 지역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네 번째 발의한 '채상병특검법(채특검법)'에 대해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더라"라며 사실상의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경북 구미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뒤 '민주당의 대법원장 추천 특검법안 발의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일 오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을 방문해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 대표는 그러면서도 "제 입장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당초 채상병 특검법은 두 차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고, 번번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두 차례 모두 재의결 안건은 부결 처리됐다.
한 대표는 이 같은 과정 중 열린 전대에 출마하면서 대법원장의 특검 추천을 골자로 한 제3자 채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약했었다.
민주당이 이날 발의한 특검법안은 세 번째 특검안이 국회 본회의 처리되기에 앞서 한 대표의 '발의' 공약 내용을 일부 반영해 수정한 법안이다. 대법원장이 특별검사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이를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해 대통령이 임명토록 했다. 야당은 대법원장 추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후보 재추천도 요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주장해 온 '제보공작 의혹'은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대표가 지난달 29일 당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욕설을 섞어 험담했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존재한다며 성명불상자를 고발 조치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지라시'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적용,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주 위원장은 "연찬회에서 전혀 없었던 사실을 허위로 지어내 퍼뜨림으로써 당정갈등을 부추기려는 악의적 목적이 있으므로 형사 고발을 통해 강력히 조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지목한 '지라시'에는 한 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을 '그 XX'라고 지칭하고 '(별의 순간은) 개나 소나 다 잡는다'라고 표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