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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강남 입성할 때, K커머스 강남 떠났다

생활경제

    C커머스 강남 입성할 때, K커머스 강남 떠났다

    알리, 공유오피스 생활 청산…삼성동 고가 오피스 입성
    반면 韓 이커머스 '탈(脫)강남' 지속
    '재무 건전화' 작업 후 시장서 유리한 고지 선점 가능성

    최근 알리익스프레스가 입주한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전경. 파르나스타워 홈페이지 캡처최근 알리익스프레스가 입주한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전경. 파르나스타워 홈페이지 캡처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와 국내 이커머스(K커머스) 업계의 시장 확장을 둘러싼 온도 차가 사무실 이전 현황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가 최근 강남구 고가 오피스로 이사를 마친 반면, 적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신세계와 롯데의 이커머스들은 임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본사 사옥을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의 이러한 '재무 건전화' 작업이 향후 C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감 표출?…삼성동 고가 오피스에 둥지 튼 알리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로 한국지사 사무실을 이전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파르나스타워에서 20층과 29층 2개 층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호선 삼성역과 코엑스에 인접해 있는 파르나스타워는 국내 10대 로펌 율촌도 입주해있는 등 국내 대표적인 고가 오피스 빌딩이다. 최근 시세 기준 평당 보증금 199만2천원에 평당 임대료는 16만6천원이다. 250평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보증금 4억9800만원에 월세 4150만원이다. 관리비도 매월 평균 1375만원씩 나간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강남 진출은 곧 향후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테크(첨단기술) 기업들이 엄청난 임대료를 감당하면서까지 강남에 본사를 두는 것은 양질의 개발자를 수혈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면서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개발자들 상당수가 본사 중국에 있을텐데 고가의 사무실을 임대한 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그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저스트코 공유오피스를 임시 사무실로 사용해왔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임시 사무실 생활을 청산하면서 한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시가총액만 200조원이 넘는데, 최근 사무실 이전부터 인력 충원까지 투자가 본격화하면 국내 시장이 한번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알리바바그룹의 시가총액은 2089억 달러, 우리 돈 약 260조원이다.
     

    반면 '탈(脫)강남' 중인 국내 기업들…'재무건전성' 주력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20층과 29층에 알리익스프레스가 입주해있다. 파르나스타워 홈페이지 캡처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20층과 29층에 알리익스프레스가 입주해있다. 파르나스타워 홈페이지 캡처
    반면 내수 침체 속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의 이커머스들은 줄줄이 본사 사옥을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사무실 임대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SSG닷컴(쓱닷컴)은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있는 본사에서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이전 후보지로는 임대료가 비교적 낮은 서울 영등포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관계자는 "본사를 옮기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이전 장소를 결정하진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 11번가도 이달에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을 떠나 경기도 광명시 유플래닛 타워에 새롭게 입주한다.
     
    국내 이커머스의 이러한 '재무 건전화' 작업이 향후 C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플랫폼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6월 신세계그룹과 CJ그룹 간 전략적 제휴 과정에서 물류 부문을 통째로 CJ대한통운에 맡긴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신세계그룹 이커머스인 옥션과 G마켓의 이용자 수가 각각 5.2%, 3.4% 늘었다. 최근 옥션과 G마켓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신규 가입 고객에게 무료 배송 혜택을 주는 등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고객들이 플랫폼의 재무 건전성을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 같다"며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임대료가 비싼 현 사옥을 임대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도 그런 일환"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도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본사 사무실을 옮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역시나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서남부권 보라매역(지하철 7호선) 인근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롯데온도 지난 7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던 본사 사무실을 강남 테헤란로로 옮겼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같은 달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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