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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이 명예관장 "제주문학관 제주문화예술 앵커 역할 해야"

제주

    김순이 명예관장 "제주문학관 제주문화예술 앵커 역할 해야"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김순이 제주문학관 명예관장

    [시사매거진제주=김순이 제주문학관 명예관장]
    "3주년 맞은 제주문학관 제주문학박물관 모두에게 열린 공간"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직접 제주인문학강의 진행해 호응"
    "제주돌문화, 제주해녀문화, 제주전통공예에 담긴 인문학 등"
    "민속자연사박물관 1호 여자 학예사로 제주생활사 연구"
    "해녀 외할머니, 어머니의 삶 통해 제주여성 지혜로움과 정신 알게 돼"
    "제주문학사 정립 필요한 자료 발굴, 해설이 있는 문학 영화 등 계획"

    김순이 제주문학관 명예관장김순이 제주문학관 명예관장
    ◇박혜진> 제주도내 최초 문학전문공간이자 제주 문학인들의 꿈이었던 '제주문학관'이 개관한지 올해로 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현재 지난 50년 동안 제주의 문학을 이끌어 온 김순이 원로시인이 명예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 시간 김순이 제주문학관 명예관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제주문학관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김순이> 제주문학관은 제주문학박물관을 줄인 명칭입니다. 제주문학을 연구하고 전시하여 제주의 문학인은 물론이고 제주도민들, 관광객, 더 거창하게 말하면 세계인에게 제주문학의 향기를 전하고 영감을 얻도록 하는 곳입니다. 
     
    ◇박혜진> 명예관장으로 위촉되면서 상당히 바빠지셨습니다. 지금 한 달에 한번 제주인문학강의를 직접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김순이> 제가 와보니 문학인을 위한 기획행사는 있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 강좌가 부족하더라고요. 요즘 육지에서 제주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이주해 오면서 제주학에 대한 관심도 부쩍 많아져서 그에 대한 저 나름의 응답으로 강좌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그동안 어떤 내용의 강의들 해오셨습니까?
    ◆김순이> 제주의 돌문화, 유네스코무형유산에 등재된 제주해녀문화, 제주전통공예에 담긴 인문학 등입니다. 
     
    ◇박혜진> 김순이 관장님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여자 1호 학예사로 활동하기도 하셨습니다. 제주의 문화에 대해서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김순이> 어린 시절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을 구좌읍에 있는 외갓집에서 지냈는데 외할머니가 저에게 제주의 신화 등 옛날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외할머니가 들려주시고 가르쳐 주는 이야기들이 저는 좋았고 가난을 가난으로 생각하지 않고 야무지게 당당하게 사는 할머니의 생활태도를 마음으로 존경하게 됐습니다.
     
    결혼 후에 오성찬 씨등과 마을 조사에 참여하면서 제주인의 생활과 그 속에 담긴 지혜로움, 가난과 결핍을 극복하려는 제주인의 의지, 정신에 경탄하게 되었죠.
     
    ◇박혜진> 인류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제주 해녀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죠?
     
    ◆김순이> 제주해녀문화는 2016년 11월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록됐죠. 등재된 세계적인 무형유산이 약 340여 종인데 그 중에서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서 이룩한 문화는 우리 제주해녀문화가 유일한 것입니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우수한 것이고 인류에게 전승할 값어치가 있다는 거죠. 어렸을 때 외할머니로부터 매맞아가며 해녀물질의 기본을 배웠죠. 
     
    "돈도 배운 것도 통하지 않는 전쟁 같은 어려운 시절이 닥쳤을 때, 너는 저 바다를 의지해서 자식들을 먹여 살릴 수 있어야 한다!"이게 동촌여자였던 우리 할머니의 삶의 철학이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녀들의 애환이나 바다속 사정을 잘 아는 편입니다. 
     
    6.25 한국전쟁 때, 보리밥도 먹지 못하던 그때, 온평리 해녀들이 미래세대의 교육을 위하여 학교를 지어준 사실은 세계를 감동시켰죠. 독도로 간 협재리 해녀들이 동굴 속에서 지내면서 해산물 채취해서 번 돈의 일부를 마을회관을 짓는 데 내놓은 일도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사랑입니다. 이런 제주해녀, 세계 최강의 여성이죠. 자랑스럽습니다. 
     제주문학관 전경. 제주문학관 제공제주문학관 전경. 제주문학관 제공
    ◇박혜진> 제주문학관 명예관장으로서 어떤 역할 할 생각이세요?
     
    ◆김순이> 문학은 모든 예술 장르의 모태입니다. 좋은 문학작품은 영화, 연극, 무용, 음악으로 무성한 가지를 쳐나가죠. 저희 문학관은 제주문화예술의 앵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앞장서겠습니다. 
     
    ◇박혜진> 그 밖의 계획은?
     
    ◆김순이> 제주문학사 정립에 필요한 자료들을 발굴하고 싶습니다. 제주향토문학의 대가이신 오문복, 김익수 선생님 같은 분들의 지혜를 빌어야 되겠죠. 
     
    이번 겨울에는 '해설이 있는 문학 영화' 예를 들면 『베르린 천사의 시』, 『폭풍의 언덕』 같은 문학작품을 소재로 한 명화를 주말마다 상영해보려 합니다.
     
    영화평론가가 해설 해주고 영화를 보고나서 토론, 의견교환도 가지려고요. 영화를 통해서 문학작품을 더 한층 깊고 넓게 이해하는 시간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또 '적자생존-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필사즉생-필사만이 살 길이다'. 이런 모토아래 명시를 필사하면 선물을 주는 기획도 추진 중입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김순이> 저희 문학관에는 좋은 책들도 많지만 혼자서, 어떤 때는 친구와 같이 와서 커피 한 잔 하며 멍 때릴 수 있는 상냥하고 아름다운 정원도 있습니다. 
     
    그곳이 그냥 하염없이 저물어가는 것이 아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 정원이 바라보이는 의자에 그냥 와서 앉기만 해도 문학의 향기가 옷깃에 스며듭니다. 믿지 못하겠다고요? 그렇다면 한 번 와서 제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꼭 확인하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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