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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훨훨' 나는데 내수 최장기 '침체'…간극, 왜?

산업일반

    수출 '훨훨' 나는데 내수 최장기 '침체'…간극, 왜?

    고물가, 고금리에 "쓸 돈 줄고 자영업자 줄도산" 악순환
    수출 호황 맞지만 반도체 착시효과
    반도체 수출 증대가 내수로 이어지기까지 효과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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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은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그 어느때보다 잘 나가고 있지만 내수는 바닥을 모르는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 온기가 내수로 흘러들 것이라는 정부의 낙관적 기대가 몇 달 째 이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수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수출 증가율 1위인데…낙수효과 옛말? 

    8월 수출은 579억 달러로 동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세는 비단 지난달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10월 흑자 전환 이후 11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출 증가율(9.1%)은 주요 수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제일 잘 나가'고 있다.
     
    수출 실적만 보면 탄성을 내질러야 하지만, 내수로 고개를 돌리면 간극이 크다. 지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1.4% 떨어졌다. 지난 2021년 3분기(-1.6%) 이후 11분기 만에 최저치다.
     
    실질 GNI는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실질 GNI가 감소했다는 것은 국민들의 경제 여력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내수 침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질 흑자액은 월평균 100만9천원으로 1년 전보다 1만8천원(1.7%) 감소했다. 2022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 가계 흑자액은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째 줄고 있다. 2006년 가계동향이 공표된 뒤로 역대 최장기간 감소다.

    고금리·고물가에 "쓸 돈이 없어"…자영업자 연쇄 폐업


    보통 수출이 잘 되면 기업 매출이 오르고, 고용 확대·임금인상 등 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 그 흐름이 소비까지 이어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출과 내수간 연결 고리가 사라진 모습이다.
     
    국내 경기만 놓고 보면, 내수 침체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높은 금리와 물가가 지목된다. 높은 물가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쪼그라 들었다. 최근 2년 중 4개 분기 동안 가구 실질소득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나머지 4개 분기 실질소득은 늘었지만 증가 폭은 모두 0%대에 그쳤다.
     
    고금리 상황까지 겹치면서 대출이자 지불로 많은 비용이 나가면서 실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도 줄어들었다.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이종웅 차장과 김윤재 조사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대다수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지표 물가보다 더 높은 수준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질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은 자영업자 은행빚 증가, 폐업으로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5조 22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4배 커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98만 6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자영업 위기는 내수 부진의 결과가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내수 침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일종의 낙수 효과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부채가 과다한 부분이 있다. 이익이 생겨도 투자나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은행 대출에 대한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쓰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비중 '큰' 반도체 쏠림…그런데 내수증진 효과는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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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이 내수 증진으로 연결되지 않은 구조적 이유도 있다. 최근 수출 성적은 반도체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하다.
     
    반도체 수출은 우리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데,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52% 나 늘면서 전반적인 수출을 이끌었다.  반도체가 수출이 좋으면 한국의 수출 전반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고용유발계수가 낮다는 것이다.  서강대 경제학부 허준영 교수는 "반도체 공장은 대부분 자동화 돼 있다. 고용유발계수가 낮은 산업이다"라면" 수출이 내수로 영향을 미치려면 기업의 업황이 좋아져서 고용이 늘고 임금이 늘어나 소비로 이어져, 자영업자들까지  낙수 효과를 받을 수 있어야 그런 측면에서는 내수에 영향을 덜 준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다각화 하는 등 산업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허 교수는 "과거 우리나라는 과거 경공업 중심에서 반도체, 자동차로 빠른 전환이 이뤄졌다.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빨리 이동을 했다는 점 과거 우리의 경쟁력이었다"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반도체 다음 사업이 뭐가 있는 지를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장 급한불 끄려면…정부·한은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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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당장의 내수 침체 해결을 위해서는 금리, 고용 정책 등에 있어 정부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석 한경연 연구위원은 "현재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있는 이유는 생활자금 목적 아니면, 사업 자금 목적인 경우가 많다. 절박한 상황이다"면서 "금리인하 시기와 인하 폭에 대해 한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내수라는 것은 민간 소비 플러스 정부 지출의 합이라고 보면 되는데, 민간소비가 안 좋을 때는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이 내수를 부양하고 민간 소비가 살아나면 정부가 지출을 줄여서 경기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 그게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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