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를 위한 정책이 표에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겠죠. 그렇기에 누군가는 소외된 분들을 위한 정치 활동을 해야 합니다."
정치인에게 '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표'가 있다면 기초의원은 물론 대통령도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정치인의 관심은 주로 표가 몰리는 다수를 향한다.
그러나 경기도의회 오창준 의원(국민의힘, 광주3)은 '다수'보다 '소수'에 집중한다. 모두가 다수를 위한다면 소수는 더욱 소외받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평등하고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보다는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분들에게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좀 어려운 분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지난해 12월 시각장애교원 3명, 지체장애교원 1명이 오 의원의 사무실을 찾았다. 이들은 장애학생을 위한 지원은 있어도 장애교원을 위한 지원은 없다며 오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장애교원 실태 파악에 나선 오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이 장애인교원 지원 예산 333억원을 편성했지만,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이중 332억 6천억원이 과징금으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기도교육청에서 내는 금액이 정작 장애인교원들의 혜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죠. 상위 부처인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정확한 모수를 파악해 과징금을 줄이고 줄어든 과징금만큼 장애인교원에게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했습니다."이후 오 의원은 장애교원과 3개월 간 소통하며 해결 방안을 찾아 헤맸다. 그 해답은 '작은 도움'이었다. 장애교원을 도울 전담 인력만 있다면 해결될 문제였다. 그는 곧바로 5분 발언을 통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장애인 교원을 위한 전담 인력 확보'를 요청했다. 이어 △경계성 경증 장애인교원에게 근로지원인 지원 △장애교원의 근무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 실시 △교육훈련 및 전문성 신장 △고충상담 및 고충처리 △의사소통 지원 등 편의지원 서비스 대폭 확대 등이 담긴 '경기도교육청 장애인교원 편의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 했다.
"본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쟁취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안타깝고 공감이 됐습니다. 앞으로는 추경과 본예산에 장애인교육을 위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오창준 경기도의원이 '학교 e스포츠(전자스포츠) 도입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경기도의회 제공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교육청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조례안'도 e스포츠를 즐기은 소수의 학생을 위한 조례다. 게임을 좋아하기에 학업을 포기해야하는 학생들이 대상이다."처음 조례를 준비할 때 교육청 관계자의 '왜 굳이 이런 걸 하려고 하느냐'라는 표정이 오히려 조례를 꼭 관철시켜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됐습니다."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학업에 방해되는 놀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절반 가까운 프로게이머가 중등교육을 마치지 못하거나 학교가 게임을 병리적으로 진단하는 등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실제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e스포츠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e스포츠 프로 선수 학력은 지난해 기준 고교 중퇴가 32%, 중졸이 9.6% 등 선수 절반 가량이 고등학교 교육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국가대표이자 전세계적 프로 선수로 인정받는 이상혁(페이커) 선수도 고교 중퇴다.
조례안은 학교가 교내 e스포츠 활동 기회를 넓히고, 선수로 활동하는 학생의 학업 병행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육감 및 교육장이 e스포츠 관련 동아리, 방과후 활동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운영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할 수 있으며 학생이 e스포츠 관련 대회에서 입상, 신기록 수립 등의 업적을 달성하면 표창과 포상이 가능하도록 정했다.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선 장소와 장비가 필요하지만 학교에서는 게임이 금지가 됐습니다. 교장의 의지가 있다면 학교 법인카드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조례에 담았습니다. 이런 부분이 굉장히 뿌듯한 의정활동 중 하나입니다."오 의원은 자신의 목표를 '책임감 있는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소수를 위하는 마음을 끝까지 잃지 않고, 자신이 뱉은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다.
"좋던 좋지 않던 어떤 결과에 대한 판단은 주민들과 시민들의 몫이죠.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책임을 질 줄 아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다음은 오창준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도의회 오창준 의원(국민의힘, 광주3). 박철웅 PDQ.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는 대학원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었다. 사실 과학자나 교수로 대성하는 것이 첫 번째 꿈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이공계에서 국내 박사로 교수가 되는 건 불가능하지 않지만 굉장히 길이 좁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3년 정도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다 진로 고민을 하게 됐다.
두 가지의 길이 있었다. 유학을 가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공계 쪽 연구를 계속하거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선택의 기로에서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다. 그러면서 유학의 길보다는 누군가의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당시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무작정 찾아갔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세부적인 계획은 없었다. '정치를 배우고 싶다',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며 어떻게 보면 막무가내로 뛰어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지역 활동에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뿐 아니라 살고 있는 곳의 주민들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졌고 그렇게 경기도의원으로 출마를 하게 됐다.
Q. 지역구 광주시는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사실 고양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교에 입학을 하며 집이 광주로 이사를 오게 됐고 그때부터 약 10년을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광주는 굉장히 넓다. 시가지 쪽으로 가면 도시의 느낌이 나는 반면 차를 타고 10~15분 정도만 가도 논밭이 펼쳐지고 산에 둘러싸인 농촌 지역을 볼 수 있다. 그만큼 도시와 농촌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도시다.
광주시는 서쪽으로는 성남, 북쪽에는 하남, 남쪽에는 용인, 동쪽에는 여주, 이천 등이 있어 굉장히 좋은 위치에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많은 판교나 대기업인 SK하이닉스 등이 있다 보니 지나가는 차들이 많고 출퇴근 시간이면 교통 혼잡도가 굉장히 심각하다. 시민들의 민원 1순위는 교통문제를 해소해달라는 요구다.
국지도는 경기도가 관리 역할을 한다. 경기도 차원에서 국지도 확장, 개선, 연장 등 관련 사업들을 추진해야 한다. 도시철도망의 경우는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추진되는데 노선의 위치나 적절성 등은 경기도에서 자체적으로 심의를 한다. 광주 지역의 교통문제에 대해 경기도지사에게 건의를 드렸고 현재 제 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계획안에 오포판교선이 포함되게 됐다.
Q. 의정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경기도교육청 학교 e스포츠 지원 조례안'을 첫 번째로 대표 발의했다. 사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고 즐기다 보니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회뿐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는 게임이나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까지 많다. 처음 조례를 준비할 때 교육청 관계자의 '왜 굳이 이런 걸 하려고 하느냐'라는 표정이 오히려 조례를 꼭 관철시켜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됐다.
에피소드라고 하면 e스포츠 지원 조례를 발의하고 어느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e스포츠 포럼에 참여하게 됐다. 그 자리에서 교복을 입은 어느 지역의 고등학생들을 만나게 됐다. 학교에서 e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학교 안에 장비가 없다 보니 동네 PC방에서 동아리 활동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PC방은 학교 법인카드 결제가 안돼서 담당 동아리 선생님의 사비로 PC방 결재 및 상품 등 운영을 하고 있었다.
학교 법인카드로 PC방 결재가 가능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요청했지만 법적으로 PC방은 유해공간으로 지정되어 있어 쉽지가 않았다. 풀어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런 내용들을 조례에 담으며 학생들과 같이 게임도 했던 과정들이 굉장히 신선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Q. 학교 e스포츠 지원 조례는 어떤 내용인가?
조례를 만들며 e스포츠 구단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게임 학원이나 학교 현장, 민간에서 추진하는 게임대회도 방문해 이야기를 듣고 토론회도 개최했다. 결국 e스포츠에 대한 교육청에 관심이 필요했다.
스포츠 체육 활동의 경우에는 교육감배, 교육장배 교장배 등 학생들에게 스포츠를 활성화하고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문화가 있는 반면 e스포츠 같은 경우에는 똑같은 스포츠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지원 근거 조례가 없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원함에도 불구하고 대회가 전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 조례를 근거로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선 장소와 장비가 필요하지만 학교에서는 게임이 금지가 됐다. 교장의 의지가 있다면 학교 법인카드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조례에 담았다. 이런 부분들을 조례안에 담아 통과시켰던 것이 굉장히 뿌듯한 의정활동 중 하나다.
Q. 추진 중에 있는 교육기획위원회 중점 현안은 무엇인가?
작년 이슈가 됐던 특수교육과 관련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던 중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경기도에 근무하는 장애인 교원이었다. 특수교육에는 장애를 가진 학생도 있지만 장애를 가진 교원도 존재한다. 하지만 장애인 교원에 대한 지원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말이었다.
지난 2023년 12월 시각장애교원 3명, 지체장애교원 1명이 직접 사무실을 찾아와 만나게 됐다. 장애를 가지고 지금까지 교직생활을 했지만 교육청의 지원은 굉장히 부족했고 또 본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쟁취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안타깝고 공감이 됐다.
매년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장애인교원을 파악한다. 전 교원을 대상으로 직접 묻는 방식이다. 사실 장애를 밝히고 싶지 않은 분들이 꽤 있다 보니 실질적인 경기도 장애인교원 수보다 교육청에서 파악한 수가 훨씬 적다. 문제는 법적으로 국가의 모든 공기관은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의무로 고용해야 한다. 미달할 경우 벌금 개념의 과징금을 낸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22년까지 특례를 적용받아 약 170억 원의 과징금을 냈고 2023년도는 2배로 늘어 약 340억 원을 냈다. 과징금은 장애인고용공담을 통해 납입되고 공단에서 장애인들에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내는 금액이 정작 장애인교원들의 혜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상위 부처인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정확한 모수를 파악해 과징금을 줄이고 줄어든 과징금만큼 장애인교원에게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했다. 장애인교원들과 3개월을 소통하며 경기도교육청과 정담회를 개최하고 교육감을 상대로 5분 발언을 통해 장애인교원에 대한 현실 인지 및 교육감과 간부 공무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앞으로 추경과 본예산에 장애인교육을 위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Q. 다수보다 소수를 위한 정책들이 많다?
어쩌면 다수를 위한 정책은 표에 유리하게 적용된다. 그만큼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다수를 위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소외된 분들은 계속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군가는 소외된 분들을 위한 정치 활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
복지도 모두에게 평등하고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보다는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분들에게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좀 어려운 분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다.
Q. 정치를 하면서 갖게 된 철학이 있다면?
어떤 사람이든 부족한 면은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완벽하게 되지 않을 경우도 있지만 부도덕하거나 사리사욕을 챙기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초심을 잃지 않고 부도덕한 것을 경계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역할이다.
또 하나는 배신의 정치를 하지 말자다. 정당의 배신이라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선거 때 믿고 표를 주신 주민들에 대한 믿음에 대해 배신의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주민들의 기대에 배신하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것이 정치의 목표다.
Q.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책임감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어떤 일을 믿고 맡겼을 때 겉으로 열심히 하는 척이 아닌 정말 열심히 해 결과에 책임을 지고 싶다. 좋던 좋지 않던 어떤 결과에 대한 판단은 주민들과 시민들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책임을 질 줄 아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Q. '오창준은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오창준은 '능력 있는 초심자'다. 정치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또 초심을 잃지 않은 사람으로 표현되고 싶다. 경기도의회에 들어오기 위해 가졌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고 싶은 바램에 '오창준은 능력 있는 초심자'라고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