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맞고 쓰러진 김관행(사진 오른쪽)씨가 퇴원 후 자신을 치료한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왼쪽)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낙뢰를 맞아 쓰러진 20대 교사가 사고 한 달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
12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낙뢰를 맞아 쓰러진 김관행(29)씨가 16일간의 중환자실 치료 뒤 28일 만인 지난 2일 퇴원했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인 김씨는 지난 8월 5일 조선대 사범대학에서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김씨는 사고 당시 낙뢰가 나무에 떨어질 때 옆을 지나가다 감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일 광주에서는 낙뢰가 40여 차례 이상 관측됐다.
김씨는 출동한 119에 의해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지만, 심장이 40여분 멈춘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심장이 멎은 후 5분이 지나면 혈액과 산소가 공급 안돼 심장과 폐는 물론 뇌까지 문제가 생길 확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는 "심정지가 장시간 진행된 탓에 심장과 폐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응급실에서 급하게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시행했다"며 "처음에는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응급실로 온 만큼 최선을 다해 살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의정갈등으로 인해 응급실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아쉽다"며 "실제로는 환자를 위해 불철주야 헌신해주시는 교수 및 간호사 분들의 노력과 열정에 더욱 감사할 따름이며, 갈등이 완만히 해결되었으면 한다"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낙뢰환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만큼 진료 경험이 쌓이기 어렵다" 면서 "치료가 매우 어렵긴 했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력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퇴원 후 지난 4일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발전후원금 1천만 원을 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