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동해시 평릉동 인근 도로에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있는 소방대원들. 강원소방본부 제공가을 장맛비로 강원도에 이틀 새 최대 24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속초 설악동 241.5mm를 비롯해 미시령 221.0mm, 고성 죽정 182mm, 철원 외촌 153mm, 속초 162.7mm, 양양 하조대 160mm, 북강릉 153.2mm, 강릉 139.3mm, 춘천 112.4mm 등을 기록하고 있다.
동해안 6개 시·군과 산지, 춘천지역에는 여전히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동해안과 산지는 오는 22일까지 30~80㎜, 많은 곳은 10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내륙지역은 이날까지 5~50㎜의 비가 더 내리겠다.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강원 곳곳에서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20일 오후 인제군 북면 설악산 봉정암에서 가야동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던 등산객 3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돼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의 도움으로 봉정암으로 이동했다가 하산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5분쯤 강릉시 병산동에서는 집에 물이 들어와 펌프를 동원한 배수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속초시 조양동과 청호동에서는 도로 맨홀 뚜껑이 열리거나 가옥이 침수됐으며,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20일 오후 시간당 40mm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도로를 통제하고 있는 모습. 고성군 제공강원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나무쓰러짐 17건, 배수지원 10건, 낙석 1건, 소방활동 2건 등이 접수돼 조치를 완료했다. 또한 춘천 국도5호선에서 토사가 유출돼 응급조치에 나서는 한편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강릉과 삼척, 고성, 양양에서는 월파 및 침수를 우려해 도로 8개소를 통제하고 있다. 세월교 6곳(원주 4·강릉 1·속초 1)도 출입이 통제됐고, 원주와 횡성, 평창, 정선지역에서는 둔치주차장 11곳도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묵호~울릉 1개 항로와 함께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국립공원 69개 탐방로도 전면 통제하고 있다. 동해안 2700여 척의 어선들도 안전한 곳으로 피항했다. 앞서 강원도는 호우경보로 확대된 전날 오후 3시 10분을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등 피해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상청은 "동해안과 산지에는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며 계곡이나 하천의 상류에 내리는 비로 인해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야영을 자제하는 한편, 강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이용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출입하지 말고 저지대 침수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