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연합뉴스주요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로 다가오면서 후임을 정하기 위한 절차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들의 임기가 올해 12월 31일에 일제히 만료된다.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빨리 후속 인사 절차가 시작된다.
KB금융지주는 이번주 중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2년 1월 취임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첫 2년 임기에 이어 1년을 더하면서 5대 은행장 중 유일하게 올해 3년차를 지냈다. 업계에서는 두 번째 연임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지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등의 책임론도 변수로 거론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해 신한은행장을 비롯한 12개 계열사 대표 승계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타이틀을 확보하는 등 호실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지난해 1월 임기 시작 이후 양호한 실적을 이어오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이와 별도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기도 내년 3월 말로 만료돼 연임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절차도 연말 개시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27일 지주·은행 이사회를 연다. 현 조병규 행장의 연임 여부 등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지주의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압축한 은행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적합성을 심사하고 그 중 한명을 최종 선정한다.
조 행장은 사의를 표명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1년여 동안 은행을 이끌어왔다. 최근 우리은행에서는 임직원의 수백억원대 횡령 사고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경영진 교체 여론이 커진 상황이지만, 본인은 연임 의지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용(59) NH농협은행장도 첫 2년 임기를 마친다.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은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네 차례 발생한 금융사고가 부담으로 꼽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