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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대 멘 은행들, 정작 밸류업 지수 탈락…왜?

금융/증시

    총대 멘 은행들, 정작 밸류업 지수 탈락…왜?

    저평가주 발굴 아닌 '저평가 개선 종목'에 초점
    PBR 개선 노력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주목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에 앞장섰던 시중은행들이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했다. 예상과는 달리 주가 상승 잠재력이 큰 저평가 기업이 아니라 이미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는 기업들이 선정 대상이 되면서 밸류업 정책의 취지에도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장보다 4.76% 하락한 7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도 3.19% 내린 5만7700원에 마감했다.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의 편입 종목에 대한 기준과 리스트를 발표한 후 포함되지 못한 은행주들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크게 나타난 모습이다.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 100개 중 금융주가 9개에 그치면서 가까스로 요건을 맞춰 편입된 신한지주(-5.14%)와 우리금융지주(-1.3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간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고 홍보하는 과정에서 금융지주들이 전면에 섰던 만큼 실망감이 크게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된 정책 특성상 감독 대상인 금융회사들은 다른 업종보다 앞장서서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하고 밸류업 관련 정책을 내놨다.
       
    특히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기업 가치제고 정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며 연초부터 매수세가 크게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발표된 밸류업 지수의 주요 편입 기준은 오히려 '고평가 종목'을 가리켰다. 편입 종목 선별 기준은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당기순이익)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ROE) 등이다.
       
    대부분의 은행주는 시가총액과 수익성, 주주환원 요건은 충족했지만 PBR 기준에서 탈락했다. 산업 내 PBR 상위 50%를 충족해야 하는데 비교군이 '금융업'으로 설정되면서 최근 2년 평균 중앙값인 0.6배에 못 미치는 PBR 0.2~0.4배인 대형 은행들이 모두 배제된 것이다. 

    밸류업 공시를 선제적으로 이행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만 특례편입 대상으로 지수에 포함될 수 있었다.
       
    PBR은 장부가치 대비 주가의 비율을 뜻한다. 부동산에 비유하면 아파트 분양가를 기준(1배)으로 현재 매매가격이 낮으면 저평가(1배 이하), 현재 매매가격이 높으면 고평가(1배 이상)다. 

    일반적으로 PBR 1배 이하를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하는데, 국내 은행주들의 경우 규제업종이라는 특성과 산업의 성장성·경쟁력 약화 등으로 PBR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소가 밝힌 기업 밸류업의 기본 방향은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의지와 능력, 계획을 모두 갖추고 적극적으로 주주소통을 해온 은행주가 요건상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밸류업 정책을 시작한 핵심 중 하나가 국내주식의 저평가 이유인 낮은 주주환원율이었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시행 중인 은행주가 특례편입 2개사만 확정된 점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막대한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준비하고 시행해온 은행들도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특히 낮았던 PBR 수치를 쓴데다 지수 내 특정 업종 쏠림을 피하려는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밸류업 지수가 배당·자사주 소각 유무만 따지고 배당수익률 등 질적 평가에 소홀한 부분은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업 지수가 저평가를 유지하는 기업이 아니라 지수에 포함되기 위해 저평가 상황을 개선하려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순기능 할 것이란 긍정적인 해석도 나온다.

    이에 저PBR을 개선하려는 은행주들의 주주환원 규모 자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편입된 종목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밸류업 공시와 더불어 낮은 PBR을 빠르게 향상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기존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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