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이 1심 선고 직후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혜민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산 동구청장이 1심 선고 이후 입장문을 통해 주민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항소 의지를 밝혔다. 구정 최종 책임자가 당선 무효형을 받으면서 직원들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은 1심 선고 공판 직후인 지난 26일 오후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구청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부산지법으로부터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며 "대선 후 구청장 선거를 급하게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바쁜 일정으로 선거 관련 회계 처리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심려를 끼친 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아직 끝나지 않은 재판에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항소 의지를 밝히며 "구청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매진하겠다"며 내부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구정 최종 책임자가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자 구청 내부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직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보면서도 재판 결과에 놀란 기색이었다.
동구청 직원 A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내용을 모르고 있다가 전날 판결이 나온 걸 보고 놀랐다. 당연히 내부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며 "왜 동구에서만 유독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다들 조용하게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추후 재판 결과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 역시 "아무래도 이런 일이 생기면 속시끄럽고 여러 사람들의 눈치도 보게 된다. 특히 높은 직급에서 인사 문제로 신경을 쓰게 될 것"이라면서도 "직원들 사이에서 여러 말이 오가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동요하지 않고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청 전경. 부산 동구청 제공 동구청 공무원 노조게시판에도 "부끄러운 일"이라거나 "향후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등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구청장과 집행부를 견제하는 구의회에서는 주요 공약 사업 등 구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비판도 나왔다.
동구의회 이희자 의원은 "공약을 내세운 당사자인데 지위가 불안정해지면 추진하던 공약 사업, 특히 교부금을 지원 받아서 해야 하는 굵직한 사업들은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며 "구정 운영 방향 역시 불확실해지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조서영 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진홍 동구청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구청장은 2022년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를 이용해 16차례에 걸쳐 모두 3천만 원 상당의 선거 비용을 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만약 형이 확정될 경우 김 구청장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구청장직을 잃게 되는 만큼 항소 여부와 향후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