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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착취에 변비약 먹방까지…서울시, '장애인 학대 의혹' 유튜버 고발

사건/사고

    [단독]성착취에 변비약 먹방까지…서울시, '장애인 학대 의혹' 유튜버 고발

    편집자 주

    온라인에서 장애인을 이용해 자극적 영상물을 만들고 수익을 올리는 행위가 새로운 장애인 학대·착취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장애인 학대·착취물로 지목된 영상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이런 영상들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학대·착취물 제작·유통을 막을 제도적 해법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디지털 장애인 학대①]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인터넷 방송인 3인 고발 방침
    "장애인 학대 혐의…콘텐츠 내용 심각해 고발 결정"
    "변비약 준비했다"며 라면에 투여…가혹행위 정황
    성 착취 의심 영상도…유사 성행위 부추겨
    전문가 "지적 장애인 이용해 자극적 콘텐츠 생산"

    지난 4월 유튜버 박○○이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 중 여성 지적 장애인이 자리를 뜬 사이 변비약을 라면에 넣고 있는 장면. 유튜브 캡처 지난 4월 유튜버 박○○이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 중 여성 지적 장애인이 자리를 뜬 사이 변비약을 라면에 넣고 있는 장면. 유튜브 캡처
    ▶ 글 싣는 순서
    ①[단독]성착취에 변비약 먹방까지…서울시, '장애인 학대 의혹' 유튜버 고발
    (계속)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방송인들이 장애인 학대 영상을 올렸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돼 서울시 산하 기관이 대응에 나섰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이날 인터넷 방송인이자 유튜버 예○○, 박○○, 김○○에 대해 장애인복지법 위반, 준사기, 공연음란, 명예훼손, 상해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사수대에 고발할 방침이다. 해당 기관이 '온라인 장애인 학대 콘텐츠' 관련해 고발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이들이 콘텐츠 속에서 여성 지적 장애인을 상대로 가혹행위를 하도록 하고 유사 성행위 등을 종용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장애인들을 '복지(복지카드수령자)'라고 부르며 장애를 조롱 대상으로 삼아 영상에 출연한 장애인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까지 해당 유튜버들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신고가 총 13건 접수돼 기관에서 실제로 콘텐츠 내용을 살펴본 결과 피해가 심각하므로 고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면 유튜버들은 분명 피해자들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고 여러 극단적이고 가혹한 행위를 시키고 있는데 장애인을 이용해 자극적 콘텐츠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고발 대상이 된 영상들을 살펴본 결과 실제로 학대 의심 정황이 많았다. 지난 4월 유튜버 박○○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는 지적 장애가 있는 여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조리 중인 라면에 박○○이 "변비약 10개를 손수 빻아서 준비해 왔다"며 하얀 가루를 넣는 장면이 담겼다. 이 라면을 먹은 여성 장애인은 "맛이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해당 유튜버는 물론이고, 영상에 함께 등장한 다른 출연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른 남성과의 유사 성행위를 부추기는 등 성 착취가 의심되는 영상도 있었다. 유튜버 예○○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지난 7월 게시한 영상에서 여성 지적 장애인에게 60대 남성과 유사 성행위를 하라고 부추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해당 여성에게 전화 통화로 남성과 즉석 만남을 제안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영상들은 인스타그램에서 각각 23만회, 75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버 예○○이 지난 8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다른 영상에는 한 여성이 머리가 절반 정도가 깎인 채 울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이 역시 학대로 의심하고 있다. 이 유튜버는 해당 여성이 벌레를 밥과 비벼서 먹는 장면도 촬영해 올리기도 했다.
     
    발달 장애인을 위한 포괄적 성교육을 연구하는 시립성북청소년성문화센터 김보람 센터장은 "영상에 나온 이들이 원한 건 학대와 성적인 착취가 아니라 촬영의 순간 만이라도 자기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관심을 주는 '관계' 자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영상만 봐서는 자발적으로 출연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 그조차도 '발달 장애인은 착취를 당하면서까지 성적인 관계를 원할 정도로 충동적일 것'이라는 편견에서 오는 2차 가해적 시각"라며 "사회적 관계를 쉽게 맺을 수 없는 지적 장애인을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행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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