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5% 안팎'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잇따라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는 중국이 경기회복 지연의 주범인 부동산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동산업체 대출을 늘리는 등 본격적으로 부동산 살리기에 나섰다.
17일 열린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관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니홍 부장(장관)은 "연말 이전에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 대출 규모를 4조위안(약 767조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니 부장은 그러면서 "(상업은행들은) 적격한 모든 부동산 사업장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시키도록 노력해야 하며, 프로젝트의 합리적인 자금 조달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출을 제공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 업체들의 건설 사업장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출을 시행하는 제도로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해당 프로젝트에 따라 한때 중국 부동산 업계 1위였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비구이위안을 비롯해 룽촹, 스마오, 뤼디, 쉬후이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업체들의 사업장 일부에 자금이 지원됐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2조 2300억위안(약 427조 8천억원)의 대출이 승인된 만큼 이번 조치로 연말까지 1조 7700억위안(약 340조원)의 대출이 추가로 승인될 것으로 기대된다.
니 부장은 이와함께 100만호 규모로 도시 내 낙후지역과 노후 주택 개조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35개 대도시에만 개조가 필요한 주택이 170만호가 있고, 다른 도시 역시 개조 수요가 있으며 (그 외에도) 전국적으로 개조가 필요한 낡고 위험한 주택이 50만호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또 지난달 24일 중국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부양책 역시 차질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기존 주택대출 이자율 0.5%p 인하, 부동산 구매시 계약금 비율 15%로 인하 등의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타오링 인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현재 상업은행들이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초과 근무를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존 주택대출 금리는 25일에 일괄 조정돼 다음날부터 모든 대출자가 금리 조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오 부행장은 전체 주택대출에서 기존 대출 비중은 9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이자율이 평균 약 0.5%p 낮아지면 전체적으로 1500억위안(28조 8천억원)의 이자 비용이 절감돼 5천만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부양책 외에도 중국 당국은 다양한 부양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지난 3월 제시한 '5% 안팎'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재정부는 국채 발행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고, 지난 8일에는 거시경제 주무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역주기조절'(경기에 따른 거시경제 정책 운용) 강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잇따라 부양책을 발표하면서도 구체적인 부양책의 규모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줬다. 다만,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일련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세부 사항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