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들이 백석대에 마련된 기독교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백석대 제공충남 천안에 위치한 백석대학교가 다양한 박물관을 운영하며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학교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문화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백석대에 따르면 우리나라 현대시 역사를 담은 '산사현대시100년관'과 송계 박영대 화백의 삶과 작품을 한데 모은 '보리생명미술관'은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학 수시모집 기간 자녀들의 면접과 실기고사를 위해 아침부터 대학을 방문한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찾기도 했다.
백석대는 올해 수시모집부터 학부모들이 대학에 준비된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대학 내 백석역사박물관과 백석문화예술관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는 물론 문학,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백석대 산사현대시100년관은 문학평론가 산사 김재홍 선생의 기증으로 2013년 11월 8일 조성됐다. 대학 내 시 전문 문학관이 있는 것은 백석대가 유일하다.
한국 현대시 태동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 김동환의 '국경의 밤' 등 희귀시집은 물론 원로 및 중진 시인들의 초상 시화, 주요 화가들이 그린 시화, 대표 시인들의 육필 병풍과 액자, 족자 등을 주제별로 전시돼 있다.
보리생명미술관은 영국의 영국박물관, 로고스갤러리, 미국 뉴욕 캐롤갤러리, 일본 도쿄 도쿄갤러리, 주일한국대사관, 서울 명동성당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송계 박영대 화백이 백석학원 설립 40주년 축하의 뜻을 담아 다수의 작품을 기증하며 시작됐다.
보리는 시련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과 인내력으로 질곡의 역사를 견뎌낸 우리 민족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화백은 말한다.
박영대 화백은 "단순한 보리 고유의 모습이 아니라 좀더 보리를 추상화해야 되겠다 생각해서 좀 대담하게 자유롭게 그리고 있다"면서 "보리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식물이고 그래서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더 보리를 떠나지 않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송계 박영대 화백이 백석대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상준 기자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기증해준 오래된 성경과 성경 시대 속 다양한 물건, 유관순 열사의 유일한 유품인 뜨개모자까지 살펴볼 수 있는 기독교박물관도 인기다.
특히 '실감미디어실'에는 이 세상이 창조되고 만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천지창조의 이야기를 담은 미디어 아트가 6분간 이어진다. 16개의 프로젝터와 7개의 스피커는 전시실이 아닌 우주로, 지구로, 바다로, 숲으로 쉴 새 없이 이끈다.
기독교박물관 한켠에는 '유관순특별관'이 마련돼 있어 유관순 열사의 유일한 유품인 '삼색 뜨개모자'도 만나볼 수 있다.
'시를 사랑한 화가' 성옥 정창기 화백의 시화미술관도 눈여겨볼만한 곳이다. 서예용 붓으로 시서화 형식의 서양화를 그리는 독특한 화풍이 특징인 정 화백의 작품에는 우리나라 사계와 한국 현대시인 중 작고한 시인들의 대표 시를 담아 병풍 형식의 벽면에 펼쳐놨다.
문현미 백석문화예술관장은 "갈등과 분열의 시대에 우리 시민들의 마음을 좀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백석대가 보유하고 있는 문화예술박물관이라 생각한다"면서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메마른 정서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그런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종현 백석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다양한 전시로 '하나님이 함께, 너와 내가 함께, 이웃과 함께'라는 대학의 모토를 실현하고 있다"면서 "문화의 계절 가을, 많은 분들이 대학 캠퍼스와 전시관들을 둘러보며 마음의 평안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