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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비용 아끼자" 맥도날드에서 결혼하는 中 청년들

국제일반

    "결혼 비용 아끼자" 맥도날드에서 결혼하는 中 청년들

    핵심요약

    패스트푸드·훠궈식당서 작은 결혼식 치르는 청년 많아져
    식사·장식까지 수십만원에 가능…직원들이 축가도 불러줘
    전문가 "中 혼인율 감소 이유 중 하나가 높은 결혼 비용"

    맥도날드에서 치러진 결혼식. 웨이보 캡처맥도날드에서 치러진 결혼식. 웨이보 캡처
    호화로운 결혼식장과 연회, 고가의 결혼지참금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사치스런 결혼식 문화를 거부하고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간소하게 결혼식을 치르는 중국 청년들이 늘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젊은 중국 커플들은 호화로운 결혼식 관습에서 벗어나 맥도날드와 하이디라오에서 저렴하고 즐거운 결혼식을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최소 지출액과 하객수만 보장되면 누구나 예약을 할 수 있으며, 결혼식을 위한 장식 등도 제공한다. 맥너겟으로 만든 웨딩 부케는 덤이다.

    또, 중국 전통요리 훠궈 체인점인 하이디라오에서는 결혼식을 위한 장식은 물론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신랑.신부를 위한 축가를 불러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광둥성 출신의 샤오(여) 씨는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치르면서 지인 약 20명만 초대했다. 그리고 그가 결혼식에 쓴 비용은 식사와 장식을 포함해 2천위안(약 38만원) 미만이었다.

    샤오 씨는 "20명 이상이 맥도날드에 모여 와인 대신 콜라로 건배하고,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넘쳐났다"면서 "낯선 사람들로부터 축하 인사도 받았다. 정말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라고 말했다.

    샤오 씨가 무작정 돈을 아끼기 위해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치른 것은 아니다. 샤오 씨 부부는 결혼식에서 비용을 아끼는 대신 그리스로 신혼여행을 떠나 에게해를 배경으로 웨딩 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리(여) 씨는 하이디라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내 동료 중 한 명은 심지어 결혼 초대장이 사실상 무료 훠궈 식사권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리 씨는 아낀 결혼 비용을 신혼집 리모델링에 쓸 예정이라며 "호사스러운 결혼식이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일상 생활을 개선하는 데 힘들게 번 돈을 투자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 등에서는 실제로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치르거나 하객으로 참석했다는 경험담이 넘쳐난다.

    한 네티즌은 "나도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면서 "결혼식의 형태나 장소가 어디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한 순간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썼다.

    맥도날드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한 네티즌도 "마음만 먹으면 어느 곳이든 사랑의 궁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알려줬다"면서 "전례 없는 맥도날드의 결혼식을 지켜보며 소박하지만 지극히 진심 어린 행복을 함께 나눴다"고 밝혔다.

    SCMP는 "일각에서는 결혼식을 무심하게 치르는 것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젊은 커플들은 그런 우려를 넘어 자신들에게 더 의미 있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지참금을 지급하라고 소리치며 웨딩카에 올라탄 신부 오빠. 웨이보 캡처지참금을 지급하라고 소리치며 웨딩카에 올라탄 신부 오빠. 웨이보 캡처
    중국에서는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구통계 전문가 허야푸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혼인율이 감소한 한 가지 이유는 결혼 비용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다 결혼을 위해 신랑이 신부 측에 지급해야 하는 지참금, 즉 '차이리'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허난성 화이빈현에서 차이리를 지급하라며 신부 오빠가 웨딩카를 가로막는 일이 벌어지며 논란이 됐다.

    지난 5월에는 사기 결혼으로 억대의 차이리를 챙긴 20대 여성에 대한 차이리 반환 강제 집행에 나선 법원이 차이리 문화의 병폐를 알리겠다며 강제 집행 과정을 직접 생중계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결혼을 앞둔 한 남성이 신부 측의 고액 차이리 요구에 못이겨 70만위안(약 1억 3천만원) 어치의 '가짜 돈'을 예비 신부에게 줬다 경찰에 덜미를 잡히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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