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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배우는' 조용필 "힘들어도 끝을 내봐야 합니다"[현장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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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배우는' 조용필 "힘들어도 끝을 내봐야 합니다"[현장EN:]

    핵심요약

    11년 만의 정규앨범 '20' 기자간담회 개최
    타이틀곡 '그래도 돼' 포함해 총 7곡 실려
    집과 스튜디오 오가며 음악에만 몰두
    56년 음악 인생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도전'

    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 마디로 도전이요. 해 보고 싶었던 그 욕망이 너무 많았던 거 같아요. 결국 다 이루지 못하고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데뷔 56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본인에게 '음악'이 어떤 의미인지 묻자 이 같은 대답을 내놨다. 지금까지 무수한 곡을 발표하며 단 한 번도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다면서도, 늘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세워 끊임없이 연습하고 배워간다는 조용필은, '앨범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라면서도 '음악'은 꾸준히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22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조용필의 정규 20집 '20' 기자간담회가 임희윤 음악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렸다. 2013년 발표한 정규 19집 '헬로'(HELLO) 이후 11년 만에 정규앨범을 내는 자리라 어느 때보다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조용필의 음악 세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그래도 돼'를 비롯해 '찰나' '타이밍'(Timing) '세렝게티처럼' '왜'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라' 등 총 7곡이 실렸다.

    왼쪽부터 MC를 맡은 임희윤 음악평론가, 가수 조용필. 박종민 기자왼쪽부터 MC를 맡은 임희윤 음악평론가, 가수 조용필. 박종민 기자
    작업 기간이 오래 걸린 이유를 묻자, 조용필은 "콘서트는 계속했다. 음반은 뭐 그렇게 쉽게 되는 건 아닌 거 같다. 자기 맘에 들어야 한다. 그동안에 저도 많이 만들어 봤습니다만 제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근데 안 들어. 다 만들어 놓고 그 이튿날 악보를 보면 '예이~' 하고 또 딴 곡이 나오더라. 그런 곡이 한 수백 곡이 될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오늘(22일) 나오는 앨범을, 조용필은 10월 첫 주까지 녹음했다. 그는 "한 곡이 있는데 그건 이 앨범에 참여(수록)를 못 했다. 성향이 조금, 요 앨범 속 노래와는 조금 다르다. 요 다음에 내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좀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들어가야 할 것 같은 욕심이 나더라. 노대로 화음까지 다 끝냈는데 '아, 이거는 전자악기로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했는데 뺄 수밖에 없어서 너무 아쉽다"라고 부연했다.

    타이틀곡 '그래도 돼'는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가사가 인상적인 뭉클한 응원가다. 호쾌한 전기 기타, 청량한 절창, 고해상도의 사운드가 어우러져 조용필만의 모던 록을 완성했다.

    '그래도 돼'는 '패자'의 입장에서 착안한 곡이다. 한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우승팀(자)에게만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2등에게는 주목하지 않는 광경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조용필은 "그 당시 나 같았으면 '다음엔 이길 거야!' '힘을 가질 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 한 번 더!' 했을 거 같다고, 이 얘기를 작사가님께 들려줬다"라며 "둘러둘러 얘기하는 거 말고 그냥 직선적인 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조용필은 '헬로' 이후 11년 만에 새 정규앨범을 냈다. 박종민 기자조용필은 '헬로' 이후 11년 만에 새 정규앨범을 냈다. 박종민 기자
    MC가 조용필은 가요계에서 '패자'였던 적은 없지 않으냐고 질문하자, 조용필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 곡을 완성해도 미완성 상태다. 만족해서 낸 적이 없다. 지금도 이걸(새 앨범을) 들어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거는 제 겉치레 소리가 아니고,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다 끝난다. 주위에서는 '아, 이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해도 나는 속으로 막 화가 나고 그런다"라고 털어놨다.

    '그래도 돼'의 녹음은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제가 참견할 게 아닌 것 같아서"다. 조용필은 "이렇게도 불러보고 저렇게도 불러본 후 녹음하는 거다. 거기서 찾는 거다. '아, 이게 더 낫구나' 혼의 싸움이다, 그건. 남이 '이렇게 녹음해 봐' 해도 저는 안 한다. 제가 한다. 제가 녹음해서 들어보고 들어보고 어느 정도 됐을 때 우리 음악감독하고 같이해서 불러보고 또 들어보고 그때 바꾸고 이런 식으로 간다"라며 (음악감독이) "아주 고생"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감성의 '그래도 돼'를 비롯해 새 앨범에 응원가 비중이 높은 것 같다는 말에, 조용필은 "옛날 노래를 들어보면 우리들 마음을 조금 북돋아 주는, 희망을 갖는 그런 음악이 있지 않나. 아마 그거의 연장선인 거 같다. 저도 그런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저도 해야 한다는 게 아마 저의 마음일 거 같다"라고 답했다.

    이번 곡을 듣고 젊은 세대가 어떤 마음을 느끼길 바라는지 질문에는 "뭐든지 힘든 과정이 있어야 하나의 것을 완성할 수 있지 않나. 지금 힘들다고 못하면 계속 못 한다. 힘들어도 일단 끝을 내봐야 그것이 요만한 것이라도 거기에 대해서 나중에는 더 발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무조건 힘들어도 해야 한다. 그냥 저의 평상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그래도 돼'다. 박종민 기자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그래도 돼'다. 박종민 기자
    기자간담회에서 '나이'를 여러 번 언급한 조용필은 자기 '현재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옛날 조용필은 아니다, 솔직히. 소리가 그렇기 때문에 현재 내 나이에 대한 상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맞게 해야지 (노래를)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한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사운드적으로 공들인 부분을 묻자, 조용필은 "저는 곡을 선택했을 때 사운드를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그 곡을 떠받치는 사운드와 음색을 굉장히 많이 생각해서 그것이 제 마음에 들면 제가 시작을 한다. 80년대부터, 아마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가 80년대에 나왔다. 그때 뿅뿅뿅 하는 전자드럼을 세운상가 가서 튜닝해서 직접 제가 쳤다. 그렇게 했듯 사운드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남달랐던 거 같다. 아마 그룹 출신이라서 그런 거 같다"라고 답했다.

    믹싱과 마스터링은 어땠을까. 조용필은 "믹싱하면 보통 미국에 16~18번 정도를 왔다 갔다 한다. 거기서 지겨워한다, 사실. 한 달~두 달 그 사람도 딴 일이 있지 않겠나. 계속 보내서 이거 올리고 저거 내리고 코러스 이쪽으로 하고, 그 사람도 전문간데 (이런 요청을) 싫어하겠지만 그분이 한국까지 왔다. 제 스튜디오 와서 차도 마시고 그렇게 짓궂게 했다"라고 웃었다.

    "저는 가수로서 우선 노래하는 걸 좋아해야 하고, 음악이 좋아야 하고 장르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들어야 하고 계속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도 창법이라든지 음성 내는 걸 굉장히 연구해요. '저 가수는 저렇게 했는데 나는 될까?' 그럼 또 바로 실험해 보고요. 그게 재밌습니다, 사실. (그게) 지금까지 하게 된 저의 동기인 거 같고요. 음악은 사실 우리 표현이잖아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건데, 그 표현이 대중에게 가면 대중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가사도 이쪽에서 써서 노래를 불렀지만 결국 그 가사나 노래는 대중의 것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죠. 옛날에는 몰랐습니다. 음악이 좋으니까 하는 것이지 이런 마음으로 했는데 나이가 먹으면서 차츰차츰 깨닫게 돼서 조금씩 조금씩 디테일하게 연구하는 편입니다. 예, 배워야 됩니다.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조용필은 이번 정규 20집 '20'이 앨범 단위로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조용필은 이번 정규 20집 '20'이 앨범 단위로는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흉내 내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곡이 여전히 많아서, 조용필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나름 연습도 많이 해 본다"라고 고백했다.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조용필은 다시 한번 "배울 건 배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K팝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조용필은 어떻게 바라볼까. 그는 "엄청나지 않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엄청난 도약을 했고 선진국에 들어왔고 거기다가 우리 K-드라마, K팝, 뭐 K-푸드 이런 것들이 알고 보니까 90년대 말부터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 나갔더라. 저는 갑자기 BTS가 된 줄 알았는데 그 전부터 우리나라 가수들이 90년대 말부터 외국에 어필이 됐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좀 늦게 태어났으면, 그다음에 키가 커서 잘생겼으면 되지 않았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주목하거나 즐겨 듣는 후배 아티스트가 있는지에 관해, 조용필은 "요즘은 제가 AFKN을 거의 듣는다. 거긴 하루 종일 음악이 나온다. 최신곡부터 1950~1980년대 노래가 시간대로 나온다. 어떤 흐름과 장르, 음악의 변화를 많이 듣는다"라고 말했다. 이전부터 후배들에게 축하 꽃다발을 주는 이유로는 "후배 가수들 제가 꽃다발 주면 또 열심히 할 것 같아서, 용기가 될 것 같아서 보내주곤 한다"라고 답했다.

    가수 조용필. 박종민 기자가수 조용필. 박종민 기자
    실제로도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을까. 그는 "맞다"라고 수긍하며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도, 팬데믹에서 벗어난 지금도 집과 스튜디오를 오가며 지낸다고 부연했다.

    "저는 계획 그냥 없습니다. 조금 더 노래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목소리가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거는 연습을 통해서… 연습 너무 많이 해야 돼요. 연습을 통해서 좀 더, 더 스트롱한(강한) 목소리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앨범으로서는 이번 정규 20집 '20'이 마지막일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저는 계속하고 싶다.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겠다. 그때까지 잘 부탁드리겠다"라고 한 조용필의 새 앨범 '20'은 오늘(22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음반은 11월 1일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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