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국경 지대의 중국군(왼쪽)과 인도군. 연합뉴스중국과 인도가 60년 이상 이어져 오던 국경지역에서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결의안에 합의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에 중국과 인도는 외교 및 군사 채널을 통한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경 지역 문제에 대한 결의안에 도달했다"며 "중국은 결의안을 건전하게 이행하기 위해 인도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도 21일(현지시간) "중국과 순찰에 대한 합의에 도달해 2020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중국과 분쟁지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하지 않는 장치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국경 지역의 실질통제선(LAC)을 따라 순찰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양국 군 병력 철수를 뜻한다고 매체들은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지대. 연합뉴스양국의 국경 분쟁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측이 1914년 그어진 맥마흔 라인의 효력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가운데 티베트 달라이 라마의 인도 망명 등 정치적인 사안까지 겹치며 양국은 전쟁을 벌였다.
지난 2020년 6월에는 히말라야 서부 갈완계곡에서 양국군간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양측은 쇠파이프를 들고 육탄전을 벌여 인도군 20여명이 숨지고, 중국군도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이후에도 양측간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잇따르고 있다.
양국이 벌이는 국경분쟁의 주요 원인은 국경지역에 매장된 막대한 지하자원 때문이다. 악사이친 고원에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납-아연 광산이 있고,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역시 석탄과 석유, 가스가 대량 매장돼 있다.
하지만 3440㎞에 달하는 중국과 인도 국경은 강, 호수, 만년설 등이 산재해 경계 구분이 분명치 않다. 따라서 양측이 서로 막대한 지하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충돌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다만, 이번 결의안 도출로 양측간 긴장이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보도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이는 중국-인도 관계의 미래 발전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여기다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만난다는 점에서 국경분쟁 해소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