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취재진에게 입장을 말하는 정철승 변호사. 연합뉴스후배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철승 변호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강두례 부장판사)는 24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다만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인 피해자에게 수차례에 걸쳐 강제추행을 했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다"고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했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가 허위 고소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2차 가해를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는 엄한 처벌을 탄원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우울증을 앓게 한 혐의(치상)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의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와인바에서 후배 변호사 A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정 변호사가 신체 부위를 찌르고 손을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며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해 6월 정 변호사를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에 정 변호사는 혐의를 부인하며 A씨를 무고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날 선고 직후 정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상식에 반하는 유죄 판결"이라며 "당연히 항소할 것이고 항소심에서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하 직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유족의 법률 대리를 맡은 인물이다. 정 변호사는 2021년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긴 게시글을 여러 차례 페이스북에 올린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