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양질의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진 경제 상황이 계속되면서 20대 임금근로자 비정규직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할 때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면서 차후 상용직에 가기 위해 경력을 쌓는 목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은 146만1천명이었다. 20대 임금근로자 338만9천명 중 43.1%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8월 기준 역대 최고 비중이다.
20대 비정규직은 8월 기준으로 2014년 106만9천명에서 2017년 115만7천명, 2020년 128만3천명, 지난해 142만3천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감소 추세를 보여온 20대 정규직은 올해 8월 192만9천명 수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00만명을 밑돌았다.
20대 고용률은 58.2%에서 올해 61.7%로 높아져 관련 통계 작성 이후 8월 기준 가장 높았다. 비정규직 증가가 이와 같은 고용 호조를 이끈 셈이다.
근로형태별로 보면 20대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가 81만7천명으로 10년 전보다 40만1천명 증가했고, 전체 임금근로자 중 차지하는 비중도 12,4%에서 24.1%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시간제 근로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짧게 일하는 근로자다.
특히 비정규직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택했다는 비중이 66.6%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n잡'이 보편화된 청년층에서 자발적으로 짧은 시간 일자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시장이 신입보다 경력직, 정기 공채보다 수시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도 20대 비정규직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기준 취업한 경험이 있는 청년(15~29세) 가운데 첫 일자리가 계약기간 1년 이하의 임금 근로 일자리였던 청년이 31.4%를 차지해 관련 통계가 공표된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계약 기간 1년은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인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쓰인다.
소수의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청년층이 비정규직부터 시작해 경력을 관리해나는 현상을 보여준다. '쉬었음'을 표시한 20대가 지난 8월 43만8천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점도 청년층 고용 지표는 나아지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은 그만큼 나아지지 못하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