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박종민 기자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 같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지난달 21일 기준)보다 0.08% 올랐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4주(25일 기준)부터 32주 연속 전주 대비 상승을 반복했지만, 이번 주 상승률은 지난 5월 4주(27일 기준) 0.06% 이후 22주 만에 가장 작았다.
또, 지난달 2주(14일 기준) 0.11%에서 지난주 0.09%로 0.02%p 줄어든 데 이어 이번 주(-0.01%p)까지 두 주째 전주 대비 축소를 거듭했다.
지난 8월 2주(12일 기준) 무려 5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였던 0.32%를 찍었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두 달여 만에 0.1% 미만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부동산원은 "일부 재건축 및 신축 단지는 신고가 경신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출 규제와 가격 급등 피로감에 따른 매수자 관망세 지속과 매물 적체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9월 실거래가격지수,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망
매수자 관망세 지속과 매물 적체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급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56건(계약일 기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은 지난 7월 9042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6346건으로 줄더니 9월에는 전달 반토막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이 3천 건 미만으로 떨어지기는 지난 2월 2677건 이후 7개월 만이다.
부동산원 지적대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 대폭 감소와 가격 오름폭 위축에는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가 시행되는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된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 추이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를 넘어 하락 조짐까지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달인 8월보다 0.06% 하락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 상승세 둔화를 가격 하락 신호로 해석은 무리"
박종민 기자하락 폭이 0.06%에 불과하지만, 이 수치가 확정되면 올해 들어 전달 대비 상승만 거듭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가 처음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세 전환을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지난해 10월 108이었는데 이달 116으로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1년 후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정부의 '8·8 대책'에도 공급 부족이 '상수'로 존재하는 현실과 금리 인하 국면 전개도 서울 아파트값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따라서 공급 부족 우려에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린 상승 압력과 이를 억제하려는 정부 대출 규제 강화가 맞서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출렁이는' 양상의 완만한 우상향을 지속하리라는 전망이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공급 부족은 '팩트'이고 금융시장은 저금리로 방향을 튼 상황에서 지금의 상승세 둔화를 향후 가격 하락 신호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