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김장철을 앞두고 채소류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지만,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올랐다. 이는 2021년 1월(0.9%)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물가는 지난 2, 3월 3.1%로 정점을 찍었다가 4월(2.9%) 3% 아래로 내려온 뒤 줄곧 2%대를 기록하며 둔화됐고, 지난 9월(1.6%)부터는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0.3% 떨어져 2021년 2월(-0.8%)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석유류 가격도 최근 중동의 정세 불안에도 국제유가 상승폭이 제한됐고, 지난해 가격 강세에 따른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1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10.9%)을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46%p 떨어뜨렸다.
다만 농·축·수산물 물가는 1.2%로 둔화세를 보였지만, 특히 채소류는 15.6%나 튀어올라 2022년 10월(22.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김장 재료인 배추(51.5%), 무(52.1%) 등 채소가 50% 넘게 뛰었고, 상추도 49.3% 올랐다.
반면 8.7% 하락한 쌀 가격은 지난해 1월(-9.3%)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고, 과일 출하량 증가에 따라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류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올라 서비스물가는 2.1% 올랐다.
이에 따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쓰는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8%만 올랐고, 또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1.7% 상승에 그쳤다.
시민들이 자주 구매해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된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2% 올라 역시 2021년 1월(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밥상 물가를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도 1.6%만 올랐다.
한편 다음 달 물가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석유류 가격 하락세 둔화 등 상방압력이 있겠으나,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의 안정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