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이 "노벨문학상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번역원의 오랜 숙원 사업인 번역대학원 대학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문학을 세계에 더 널리 알리기 위한 앞으로의 활동 목표와 계획을 발표했다.
전 원장은 "2016년 부커상 수상 이후부터 한강 작가에 대한 해외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번역원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책 76종을 28개 언어로 번역하는 데 8억5천만원, 각종 국제교류사업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유관기관 지원 1억5천만원 등 총 10억원이 지원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문학의 흐름을 저술한 후 외국으로 번역해 내보내기까지 저술에 3년, 번역 2년, 약 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지속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번역 출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100일 소감에서 "한국문학번역원의 부지런한 활동이 한국 작가들을 세계적인 무대에 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한국문학에 대한 해외 담론 형성, 글로벌 문학 네트워크 강화, 한국문학 번역대학원 대학교 설립 등 세계에 한국문학을 알리기 위한 중요 과제들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운영 중인 번역아카데미를 대학원 수준 교육기관으로 격상해 석·박사 과정에 준하는 학위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부 허가도 추진한다. 번역원은 대학원대학으로 전환하면 학위를 받은 원어민이 본국에 돌아가 한국문학 교수, 번역가, 에이전트 등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제공그간의 성과도 공유했다.
번역원은 2001년부터 44개 언어권 총 2171건 번역·출간을 지원했다. 출간 종수가 가장 많은 영미권(미국·영국)과 일본어권, 프랑스어권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일본에서 20만 부 이상 판매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대표적이다.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한국문학의 해외 누적 판매 부수는 약 195만부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54만부가 판매돼 전년도 44만부 보다 23% 증가했다. 작년 1만부 이상 판매된 한국 번역문학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어판을 비롯해 11종에 달한다.
한국문학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총 19건의 주요 국제 문학상을 수상했다. 입후보에 그친 사례는 48건이다.
한국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위해 한국과 해외 문학계의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 원장은 "최근 한국문학이 K문학이라는 독자적 브랜드로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 영국 가디언지에서 K팝, K영화의 뒤를 이어서 한류의 차기 강세 분야는 문학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서울국제작가축제를 중심으로 국내외 작가-번역가-출판인이 서로 교류하는 국제 문학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행사 내용에도 디아스포라·영어덜트(청소년)·번역가 및 출판 전문가 세션 등을 신설해 프로그램을 다각화하는 등으로 글로벌 문학 네트워크를 강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