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배우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된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배모(경기도청 전 별정직 공무원)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피고인이 배우자 이재명이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이재명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모씨와 모임을 하면서 식사비를 결제하는 등 기부행위를 했고 당시 공무원인 배씨를 통해 기부행위가 이뤄졌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런 범행 경위와 수단, 그 방법에 비추어 보면 선거의 공정성, 투명성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결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의 식사 모임은 신씨가 전 국회의장 배우자들을 소개해주는 자리였고 배씨의 결제로 인해 참석자와 원만한 식사가 이뤄질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의 이익이 되는 행위였다"며 "이런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배씨가 피고인 묵인, 용인 아래 기부행위를 한 것이고 피고인과 순차적으로 암묵적 의사 결합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공판 직후 김씨 측 법률대리인 김칠준 변호사는 "유감스럽고 아쉬운 판결"이라며 "배씨가 법인카드로 식당에서 결제한 사실을 김씨가 알고 있었는지, 공모했는지가 쟁점인데, 재판부도 인정했듯이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의 결정은 추론에 의한 추측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항소해서 검찰이 정황이라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진실을 밝혀 나가겠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후 1시 48분쯤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법을 찾은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 대표 또한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반복적이고 집요한 장기간 먼지털이 끝에 아이들은 다행히 마수에서 벗어났지만 아내는 희생 제물이 됐다"며 "가슴이 미어진다는 말을 이 나이가 돼서야 체감한다. 죽고싶을 만큼 미안하다. 혜경아, 사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이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시의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천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하려 한 범행으로 금액과 상관없이 죄질이 중하다"며 김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