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는 가운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대표적인 수혜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 11.48% 오른 10만 88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생명 주가가 장중 11만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화재도 10.48% 상승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삼성전자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향후 1년 동안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우선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내년 2월까지 매입해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10조원 규모는 시가총액 대비 2.8%에 달한다. 시총 대비 2.5%의 자사주를 매입한 2017~2018년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8.9%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2010년대 이후 세 차례 자사주 매입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특징은 삼성전자 상대수익률 개선"이라며 "코스피 다른 종목 대비 상대수익률은 2017~2018년 11.5%p, 2015~2016년 16.0%p, 2014~2015년 11.5%p"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시 후 첫 거래일인 18일 삼성전자 주가는 5.98% 상승하며 5만 6700원에 장을 마쳐, 지난 14일 '4만전자'까지 하락하는 등 최근의 상대적 부진을 털어냈다.
삼성전자에서 출발한 훈풍은 최근 주춤하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로 이어졌다.
3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은 지분 8.51%로 삼성전자의 최대주주고, 삼성화재는 1.49% 보유했다. 두 회사의 지분은 10%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제도상 한도 상태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소각하면 지분가치가 상승한다. 변동된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10% 초과분을 매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018년에도 같은 이유로 초과 지분을 시장에 내놨다.
이번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다면 적게는 2600억원에서 많게는 9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생길 전망이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이 추산한 결과, 삼성전자가 자사주 3조원을 소각할 때 삼성생명와 삼성화재가 지분 매각으로 각각 2284억원과 399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자사주 소각 규모가 10조원을 채우면 지분을 판 자금은 각각 7612억원과 133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2022년 컨퍼런스콜에서 지분 매각차익은 주주환원 재원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만약 삼성전자 지분 매각시 매각 자금의 일부는 배당 혹은 자사주 등 어떤 방식으로든 주주환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