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대구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제43차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일 야당 주도로 주요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 등을 대거 삭감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문제된 특활비를, 어디다 쓰는지도 모르는 특활비를 삭감한 것인데 이것 때문에 살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 좀 당황스러운 얘기"라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대구시당 김대중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증액을 안 해줘서, 협상을 안 해서 문제다', 이건 정말 황당한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의) 예산 편성을 보면 예비비를 4조 8천억 원을 편성해놨는데 이거 아무 때나 아무 용도나 꺼내 쓰겠다는 것 아니냐"며 "지금 얼마나 재정 상태가 어려운데 무려 5조 원 가까운 예비비를 편성해 놓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전현희 의원께서 바로 찾아준 것을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연간 사용된 예비비가 1조 5천억 원을 넘은 예가 없다고 한다"며 "무려 4조 8천억 원을 편성해 놔서 '차라리 이 중의 절반은 깎아서 나라 빚 갚자', '이자라도 좀 면제받자' 이렇게 해서 2조 4천억 원을 삭감한 것이 이번 예산 삭감에 거의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한국으로부터 1억 달러(약 1400억 원) 규모의 차관을 지원받아 감사하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1400억 원이 적은 돈이겠느냐. 예산을 이렇게 쓰면 안 된다"며 "우리 경제는 너무 어렵다. 예산 상황도 매우 어렵다고"고 삭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필요했으면 예산을 냈어야 한다. 이 지방세를 올리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한두 달 사이에 그렇게 정부 정책 상황이 바뀐 건 아닐 테고, 무능했거나 아니면 뭔가 다른 작전을 쓰다가 문제가 된 것"이라고 정부의 예산 기조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기업인들이 요즘 단순한 경기 불황 불경기 정도가 아니라 경제 펀더멘탈, 기본 토대가 무너질 것 같다는 걱정을 한다"며 "지방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경제가 문제고, 지방은 더더욱 어렵고, 그 지방 중에서도 다수 서민들의 삶은 또 더 어려운 이런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들을 우리 모두 한번 생각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검찰 쌈짓돈이 없다고 무슨 민생이 마비되느냐"며 "꼭 뺄 것만 뺐는데 살림을 못한다는 건 당초 안이 부실했다는 고백이거나 거짓 엄살"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언제부터 검찰, 대통령실의 특활비가 민생 예산이었느냐"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민생 예산을 살리겠다는 것이 진심이라면 지역사랑 상품권, 진짜 민생 예산 증액에 동의부터 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