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삼호가든 재건축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도입한 DL이앤씨와의 계약 무효 절차를 밟고 있다. 삼호가든 조감도. DL이앤씨 제공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삼호가든 재건축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도입한 DL이앤씨와의 계약 무효 절차를 밟고 있다. 조합원 과반이 시공사 무효안에 찬성했지만, 갈등이 좁혀지지 않으면 새로운 시공사 선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사비와 품질 갈등, '아크로' 흔들리나
삼호가든 재건축은 해운대구 내 최대 규모로, 고급 브랜드 '아크로'를 지방 최초로 도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DL이앤씨와 조합 간 갈등의 핵심은 급격히 오른 공사비다.
DL이앤씨는 2021년 시공사 선정 당시 평당(3.3㎡) 609만 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최근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을 반영해 평당 848만 원으로 인상을 요구했다. 조합은 "마감재 품질 수준도 기대에 못 미치고, 공사비 내역이 불명확하다"고 반발하며 계약 무효 절차를 강행했다.
김영찬 조합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DL이앤씨가 제안한 강마루와 마감재 수준이 조합원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공사비 조정안과 세부 계약 내용이 15일까지 조합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새로운 시공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찬성 486표, 반대 464표…결정권 쥔 '최종 제안'
지난달 30일 열린 조합 임시총회에서 조합원 969명 중 486명이 시공사 무효안에 찬성했다. 반대는 464표, 무효와 기권은 19표로, 찬성과 반대의 격차는 불과 22표에 그쳤다.
김 조합장은 "15일까지 DL이앤씨의 최종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제안 내용이 조합원의 기대를 충족하면 계약을 유지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사대회를 통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은 DL이앤씨에 공사비 내역과 계약안을 구체적으로 보완해 제출하라는 요청을 전달했다.
사업 지연 우려 속 '아크로' 교체 가능성
지역 정비업계는 이번 무효안 가결로 삼호가든 재건축 사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찬반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아 내부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며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경우 사업 일정이 크게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호가든은 해운대구에서 추진된 최초의 대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조합원과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과연 DL이앤씨와 '아크로'가 최종 협상에서 살아남을지, 혹은 교체의 운명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