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롯데케미칼 제공석유화학업계 불황과 함께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단지가 있는 전남지역 입주기업들의 시름이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이 생산라인을 줄이기로 결정한데 이어 롯데케미칼도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3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에 따르면 공장 측은 전날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1~3공장 중 2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생산시설을 비우고 질소를 충전하는 이른바 박스업(Box-Up)으로, 가동을 정지한 상태에서 설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공장 측은 상반기 중 페트(PET)에 이어 이번에 에틴렌글리콜(EG),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가동할수록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2공장에는 이들 3곳을 포함해 총 5개 생산라인이 있으며 아직 2곳은 가동 중이다.
재가동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2공장에서 근무하던 70여 명에 대해서는 재교육이나 전환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이 그룹 전체 위기의 진앙이라는 오명을 쓰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번 조처가 공장 매각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들어 6600억 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보강을 위해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과잉에 고정비를 생각할 때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일부 가동을 중단한 것"이라며 "이밖에 공장 해체나 매각설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LG화학 나주공장도 최근 알코올(2-에틸헥산올) 생산라인 중단을 결정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배치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되는 알코올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것으로, 비용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에 따라 그동안 여수와 나주공장이 함께 담당했던 알코올 생산이 여수공장으로 일원화된다.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면담을 거쳐 나주 공장에 남거나 다른 공장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