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한바탕 소동으로 끝나자, 국내 건설업계는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정국이 한 차례 크게 요동쳤지만, 주요 건설사 대부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상 업무를 이어 나가는 모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비상계엄이 장기간 유지됐다면 큰 영향이 불가피했겠지만, 몇 시간 만에 상황이 정리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어젯밤 대통령 긴급 대국민 담화가 발표됨에 따라 관련 정보를 대표이사 등 임원들에게 전달했지만, 특별한 지시 사항은 없었다"고 전했다.
불과 몇 시간밖에 지속하지 않은 비상계엄으로 인해 건설사들이 기존 업무에 큰 영향을 받을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외국 사업장 많은 건설사들 '긴장'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군·경찰과 대치하던 시민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그러나 외국 사업장이 많은 건설사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4일 오전 8시 김보현 대표이사 내정자 주재로 '비상대응회의'를 열었다.
회의 초점은 역시 외국 사업장에 맞춰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외국 경우 이번 사태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자국 내에서 한국 업체가 진행하는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외국 발주처에 정상적인 공사나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현지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4일 새벽 한 때 1442.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과 관련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통화 스와프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 만큼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했다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악영향이 국내보다 외국 사업장에 더 크게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외국 사업장이 많은 현대건설 사업 특성상 계약 자체를 외국에서 많이 하는 데다가 현지 사용을 위한 원자재 구매도 통상 달러로 구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