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24일 오후 인양된 세월호가 반잠수선박으로 옮기기 위해 준비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황진환 기자2014년 세월호 참사의 '전원구조' 오보가 신속히 정정될 수 없었던 데는 지역언론과 중앙언론 사이의 불평등한 관계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오현 교수와 김철원 광주MBC 기자(박사과정)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최근 언론과학연구에 게재한 ''지역'이 바라본 세월호 보도 참사 : 목포MBC 기자들의 세월호 참사 뉴스 생산의 경험과 회고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언론사는 목포MBC였다. 목포MBC는 중앙언론들의 '전원구조'가 오보임을 가장 먼저 인지해 이 사실을 서울MBC에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묵살당했다. 서울MBC는 목포MBC의 보고가 아닌 다른 언론사들의 정정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전원구조' 오보를 바로잡았다. 뿐만이 아니었다. 세월호참사 당시 목포MBC가 취재한 상당수 단독취재들은 서울MBC를 통해 보도되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당시 목포MBC 기자들 10여명을 인터뷰한 결과 당시 서울MBC의 비정상적인 저널리즘 행태에는 서울MBC 구성원들의 목포MBC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불신과 무시도 핵심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다고 봤다. 지역에 대한 불신과 무시 때문에 '전원구조' 오보가 즉시 정정되지 못했다고 목포MBC 기자들은 말했는데 이는 비단 세월호 참사 때만 그런 게 아니었다.
김철원 광주MBC기자. 전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제공서울MBC 구성원들의 지역MBC에 대한 불신과 무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발생하는 문제적인 저널리즘 행위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중앙과 지역의 불평등한 권력관계 속에서 지역을 타자화하여 지역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화하는 내부식민지 및 내부오리엔탈리즘을 서울MBC 구성원들이 내면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교수팀은 분석했다.
논문은 지역에서 일어난 재난 보도에 있어서 '지역'이라는 변수, 특히 지역언론과 중앙언론 사이의 불평등한 관계와 차별이 큰 장애로 작동할 수 있다며 아울러 지역 재난 보도에 있어서 지역언론의 중요성, 지역언론과 중앙언론의 상호협조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편 이 교수팀은 손혜원 전 국회의원의 목포 원도심 부동산투기 논란을 SBS가 집중보도한 것에 맞서 목포MBC가 검증보도를 이어간 것과 관련해서도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2021년 한국언론정보학보에 게재한 '언론의 서울 중심 구조가 뉴스 생산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비판적 연구'에서 중앙언론과 지역언론 사이의 불평등한 권력관계와 이를 바탕으로 한 차별이 뉴스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