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과천청사.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3분 만에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정보관리국 산하 사무실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선관위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에 따르면, 계엄군이 선관위 과천청사에 도착한 시각은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이다. 윤 대통령이 담화를 시작한 뒤 비상계엄을 선포한 시각이 10시 27분쯤인 것을 감안하면, 3분 만에 도착한 셈이다. 계엄군의 움직임이 사전에 준비가 돼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청사에 진입한 최초 계엄군은 10여 명 안팎으로 이들은 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핸드폰을 압수했다. 또한 당직자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청사 출입 통제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1시 계엄사령관 비상계엄 포고문 발령이 내려진 뒤 지난 4일 오전 0시30분 계엄군 110명 등 군·경 병력이 대거 추가 투입됐다. 4일 오전 1시 50분 계엄군이 철수하기까지 3시간 20여분간 중선위 산하 관련 시설을 통제한 총 병력 인원은 49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계엄군. 연합뉴스특히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당직실 외에 정보관리국 산하 특정 부서도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관리국은 개인정보 및 선거정보 관련 데이터 서버 등을 관리하기 위해 24시간 직원들이 상주하는 곳이다. 계엄군이 정보관리국으로 찾아간 명확한 이유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정보관리국은 4.10 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일부 보수단체에서 부정선거의 '스모킹건'이 존재할 것으로 지목해 주목 받은 곳이다. 4.10 부정선거 수사 및 부정투표 관련자 구속 수사 촉구 대회(4.10 부정선거 대책위)는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 정보관리국 정보운영과 직원들을 고발했고, 과천경찰서는 지난 7월 이들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4.10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육사 출신 장재언 박사는 지난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관위에서 사전선거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개발팀을 가진 정보관리국 중 '정보운영과'에서 총선, 대선을 관리하는 선거정보1계 과장 포함 담당자 6명의 프로그램으로 모든 의혹을 간단하게 풀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비상계엄을 건의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군이 정보관리국에 진입한 이유와 배경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