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상경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한 순천 시민들. 박사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전남 순천에서는 탄핵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시민 120여 명을 태운 버스 3대가 이른 아침부터 서울로 향했다.
이번 국회 앞 집회는 20~30대 여성들의 참여율이 눈에 띄었으며, 순천에서 출발한 시민들 중에서도 20대 여성 비율이 높았다.
이날 영하 10도의 혹한 속에서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핫팩과 손난로로 몸을 녹이며 버스에 오른 이들의 표정은 단호했다. 무엇이 그들을 이처럼 강추위 속에서도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을까?
자신을 '은둔형 외톨이'라고 소개한 김모(24)씨는 "집에서만 지내던 제게 아버지가 '이런 상황에서 너는 도대체 뭘 하고 있냐'고 말했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나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서울까지 갈 여비를 아버지께서 지원해 주셨다"며 "이번엔 정말 국민이 바라는 대로 탄핵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퇴직 교사부터 현직 교사, 임용고시를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는 예비 교사들, 목포에서 순천까지 이동해 버스를 탄 가족, 청년 자영업자, 그리고 22개월 된 아들을 맡기고 나온 시민까지.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하며 열기를 더했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건 스스로 집회를 신청한 고등학생들이었다.
매산여고에 다니는 정모(18)양은 "초등학교 때 세월호 참사를 겪었고, 2022년엔 이태원 참사, 올해는 계엄 사태까지 겪었다"며 "더는 무력감에 빠져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집회에 혼자라도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순천여고 김모(18)양은 "곧 스무 살이 되는데 나라 상황이 너무 걱정된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서 나왔다"며 당차게 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 이후 국민적 분노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차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지 일주일 만에 14일, 2차 표결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