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올해 노동자들은 평균 오전 8시 10분까지 출근해, 오후 6시 18분에 퇴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출퇴근을 위해 하루 평균 73.9분 동안 17.3㎞를 길에서 지냈는데, 대체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멀리, 더 오래 통근했다.
또 아직 학교에 가지 않은 아이가 있는 경우 직장 체류시간이 여성은 30분 줄지만 남성은 오히려 12분 늘어나는 등 아내는 육아에 더 집중하고, 이를 부양하려 남편은 돈을 더 벌기 위해 오래 일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제공통계청은 실험적통계로 '2024년 통근 근로자 이동 특성' 분석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실험적 통계'는 통계청이 정례적으로 제공하는 일반적인 통계들과는 달리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실험적으로 작성하는 통계로, 현재 21종의 실험적 통계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통근 노동자 이동 특성 분석 결과는 통계청의 인구·가구 정보와 통신3사(SKT, KT, LGU+)의 위치·이동 정보를 가명결합해 약 1220만 명의 통근 이동 정보가 있는 노동자들의 인구·가구 및 일자리 특성에 따른 출·퇴근 시간대, 통근 소요시간, 이동 거리, 근무지 체류시간 등을 분석한 결과다.
시간대별 출·퇴근 비율. 통계청 제공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6월 기준 이동 정보가 있는 출·퇴근 노동자(이하 통근 노동자)의 평균 출근 시각은 오전 8시 10분이나, 오전 7시대에 출근하는 비중이 31.5%로 가장 높았다. 평균 퇴근시각은 오후 6시 18분으로, 오후 6시대에 퇴근하는 비중이 28.5%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21분 일찍 출근했다. 남성은 오전 7시대에 출근하는 비중이 32.9%로 가장 높은 반면, 여성(33.4%)은 오전 8시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만 남성(28.3)%과 여성(28.8%) 모두 오후 6시대에 퇴근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성·연령별 통근 이동 거리. 통계청 제공연령별로는 20대 이하(15~29세 이하)가 가장 늦게 출근하는 대신 늦게 퇴근하는 등, 연령이 높을수록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경향을 보였다.
통근 노동자들은 출·퇴근을 위해 평균 73.9분 동안 17.3㎞를 이동했다. 우선 통근 소요시간을 출근과 퇴근을 나눠보면 각각 36.5분, 37.4분씩 걸렸다.
성·연령별 근무지 체류시간. 통계청 제공남성(77.7분)은 여성(68.8분)보다 통근 시간이 9분 더 오래 걸렸고, 통근 거리 역시 남성이 19.8㎞로 여성(13.9㎞)에 비해 5.9㎞ 더 멀리 이동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통근 소요시간이 76.9분으로 가장 길었는데, 연령이 높을수록 통근 소요시간이 조금씩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통근 거리는 40대는 18.6㎞로 가장 멀리 이동했고, 60대 이상(15.2㎞)이 가장 짧게 이동했다.
남성은 40대(21.6㎞), 여성은 30대(15.8㎞)에서 가장 멀리 이동했다. 남녀간의 통근 거리 차이가 가장 큰 연령대는 50대로 7.4㎞ 차이 났다. 특히 30대 이상은 남성의 통근 소요시간이 여성보다 긴 반면, 20대 이하는 여성(75.7분)의 통근 시간이 남성(72.9분)보다 더 소요됐다.
이처럼 대부분 남성의 통근 시간·거리가 더 긴 만큼, 직주근접 비중도 남성(20.3%)보다 여성(26.4%)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의 직장과 주거지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경향을 보였다.
가구 내 미취학자녀가 있는 통근자의 통근 소요시간 및 거리. 통계청 제공1인가구와 다인가구를 비교하면 통근 소요시간은 1인가구(71.7분) 통근 노동자가 다인가구(74.5분) 통근 노동자보다 적었고, 통근거리 역시 1인가구(16.3㎞)가 다인가구(17.5㎞)보다 1.2㎞ 짧았다.
가구 내 미취학자녀가 있는 통근 노동자(77.0분)는 미취학자녀가 없는 통근 노동자(73.7분)보다 더 소요됐고, 통근거리는 자녀가 있는 경우(19.7㎞)가 없는 경우(17.1㎞)에 비해 더 멀리 이동했다. 특히 남성(3.0㎞)은 두 집단 간 차이가 여성(0.4㎞)보다 훨씬 더 컸다.
지역별로는 지역별 통근시간은 수도권(82.0분)이 가장 오래, 강원(57.7분)은 가장 짧게 소요됐다. 거리로는 수도권 통근 거리가 19.0㎞로 가장 멀리 이동하고, 제주는 13.9㎞로 가장 짧게 이동했다.
도보 이동을 포함해 전체 통근 이동 거리·시간으로 산출한 통근 속도는 울산이 7.9㎞/h로 가장 빠르고, 이어 경남(7.6㎞/h), 경북(7.4㎞/h)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통근 소요시간은 건설업(79.1분)이 가장 길고, 농림어업(67.2분)이 가장 적게 소요됐다. 통근거리는 건설업(22.1㎞)이 가장 멀리 이동하고, 서비스업(15.9㎞)이 가장 짧게 이동했다.
한편 근무지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평균 9.1시간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36분 오래 체류했다.
30대 노동자의 체류시간이 9.4시간으로 가장 길고, 60대 이상은 8.4시간으로 가장 짧아 연령이 높을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남성은 30대~40대(9.6시간), 여성은 20대 이하(9.2시간)에서 가장 오래 체류했다. 남성과 여성의 근무지 체류시간 차이는 40대가 48분으로 가장 컸다.
1인가구 여성(9.0시간)은 다인가구 여성(8.8시간) 대비 12분 더 길게 체류했다. 또 가구 내 미취학자녀가 있는 남성은 없는 남성보다 12분 더 오래 체류한 반면, 가구 내 미취학자녀가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30분 더 짧게 체류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6시간)의 근무지 체류시간이 가장 길었고, 농림어업(8.3시간)은 가장 짧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체류시간이 9.3시간으로 가장 길었으며 제주가 8.6시간으로 가장 짧았다.
거주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통근하는 노동자의 비율을 보면 세종이 39.8%로 다른 지역보다 유독 높았고, 인천(29.1%), 경기(23.4%) 등 수도권도 타 지역 통근 비율이 높았다. 특히 세종은 남성 통근 노동자 중 약 절반에 달하는 46.9%가 다른 지역으로 통근했다.
특히 권역별로 산업별 통근 비율이 뚜렷하게 차이가 났는데, 제조업은 동남권(울산, 부산, 경남), 서비스업은 수도권(경기, 서울, 인천)에서 다른 지역으로 통근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서울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시는 다른 시도로 유출되는 통근 노동자가 해당 시로 유입되는 통근 노동자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