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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대한민국…작년 연간 만성질환 진료비만 90조

보건/의료

    '늙어가는' 대한민국…작년 연간 만성질환 진료비만 90조

    질병청,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발간
    작년 만성질환 사망 27만여 명, 전체 사망자의 78%
    암·심뇌혈관질환 등 年진료비 90.6조원…전년 대비 9%↑
    유산소 활동 실천 늘었지만…고혈압·당뇨병 유병률 '정체'
    올해 초고령사회 진입에 만성질환 관리 중요성 더 커질 듯

    대한민국이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앞에 어르신들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대한민국이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앞에 어르신들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올해로 65세 이상 인구가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고령층 건강관리 부담도 한층 더 커졌다. 구체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사망이 연간 사망자의 8할을 차지하고, 관련 진료비만 연 90조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국내·외 관계기관에서 발간된 주요 만성질환 통계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를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질병부담이 높은 '주요 만성질환(심혈관질환·당뇨병·만성호흡기질환·암)'을 지정해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명 및 사망원인 △주요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비만·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암 등) 유병 및 관리수준 △건강위험요인(흡연·음주·신체활동·영양) 등을 분석한 결과를 매년 펴내고 있다. 만성질환 관련정책과 보건사업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질병관리청 제공질병관리청 제공
    올해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7만 5183명으로 전체 사망의 78.1%에 이른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지난 2020년 24만 4719명→2021년 25만 2993명→2022년 27만 6930명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작년에 소폭 하락했다.
     
    '2023년 10대 사망원인' 중 만성질환 관련 사망은 악성신생물(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으로 대부분 전년도(2022년) 대비 순위가 올랐다.
     
    전체 사망원인을 통틀어 보면, '암'은 24.2%(8만 5271명)로 부동의 1위였고 '심장질환'(9.4%·3만 3147명)도 2위를 지켰다.

     
    질병청 제공질병청 제공
    '뇌혈관질환'(6.9%·2만 4194명)은 1년 새 5위에서 4위로 올랐고, '알츠하이머병'(3.2%·1만 1109명)과 '당뇨병'(3.1%·1만 1058명)도 각각 7위·8위에서 6위·7위로 한 계단씩 상승했다. 전체 2.3%(7988명)인 고혈압성질환 역시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만성질환과 별개로, 2022년 기준 사망원인 3위였던 코로나19는 유행 안정화와 맞물려 10위(2.1%·7442명)까지 밀려났다.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진료비는 덩달아 치솟는 추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 4천여 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5122만 1천여 명)의 20.0%를 돌파했다.

     
    질병청 제공질병청 제공
    지난해 기준 국내 만성질환 관련 진료비는 전년도(83조 원)보다 9.19% 뛴 90조 6천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진료비의 84.5%에 달하는 수치다. △손상 및 기타(10조 9천억 원·10.2%) △감염성질환·모성·영양(5조 6천억 원·5.3%) 등 여타 진료비 항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만성질환 진료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순환계통 질환'(13조 4천억 원·14.9%)이다. 이어 근골격계질환(12.9%), 악성신생물(암, 11.2%), 당뇨병(4.0%), 만성 호흡계통 질환(3.6%) 등의 순이었다.

    만성질환 가운데 단일질환으로는 본태성(원발성) 고혈압에 의한 진료비가 4조 4천억 원으로 최다치였고, 2형 당뇨병이 3조 1천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만성신장병(2조 6천억 원)과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2조 3천억 원), 치은염 및 치주질환(2조 2천억 원) 등도 순위권에 들었다.

     
    질병청 제공질병청 제공
    최근 10년간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 추이를 살펴보면, 19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0~22%, 당뇨병은 10% 내외를 유지하며 정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성인의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지난 2012년 11.9%에서 2022년 22.0%로 10년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기간에 증가한 성인 비만율도 2022년 37.2%로 유지되고 있다. 
     
    건강위험요인 중 흡연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음주 및 신체활동은 큰 변화가 없다.
     
    성인의 현재 흡연율(평생 궐련 5갑(100개비) 이상 피웠고 현재 일반담배를 피우는 분율)은 2022년 기준 17.7%로, 전년 대비 1.6%p 줄었다.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 이상(여성 5잔)인 성인 고위험 음주율은 14.2%로 지난 10년간 12~14%를 유지 중이다.
     
    다만, 같은 해 기준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1주일에 중강도 신체활동을 2시간 반 이상 실천하는 분율)은 53.1%로 전년(47.9%)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부담은 증가 추세로,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만성질환으로 인한 질병부담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매년 발간하는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를 통해 국내 만성질환 현황을 공유하고 효과적인 예방관리 전략 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해, 증가하고 있는 만성질환 부담 경감을 위한 전략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는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열람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질병청은 유관기관과 관련 학회, 지자체 등에 해당 자료를 제공해 적극 활용하도록 홍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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