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2024 KATA(한국테니스진흥협회) 랭킹 시상식에서 오픈부 시즌 랭킹 1위를 차지한 손이수 씨. 본인 제공국내 최대 동호인 테니스 시상식으로 꼽히는 2024 KATA(한국테니스진흥협회) 랭킹 시상식이 열린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전국 오픈부, 베테랑부, 신인부(이상 남자)와 국화부, 개나리부(이상 여자) 등 각 부문 톱10 선수들이 수상했다.
나이를 불문하고 최상위 동호인들이 출전하는 오픈부 1위는 손이수(35) 씨가 차지했다. 손 씨는 지난해 강화섬쌀배, 고양호수배, 마운틴클럽배, 파티온배, 프렌드쉽오픈 등 5관왕에 올랐고, 준우승 3회와 4강 진출 6회를 이뤘다.
손 씨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테니스에 입문해 2년 정도 레슨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15년 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고, 20대 중반에야 다시 라켓을 잡았다. 동호인 테니스 붐이 일기 시작한 2020년 신인부에서 우승한 뒤 오픈부에서 고수로 활동하다 결국 시즌 랭킹 1위의 영예를 안게 됐다.
손 씨는 날렵한 풋 워크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스트로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2023년 오픈부 랭킹 1위 박성민 씨가 파워 히터라면 손 씨는 테크니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뒤늦게 불이 붙은 열정이 대단하다. 손 씨는 "테니스가 너무 재미있어서 일주일에 7일을 쳤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직업도 테니스와 관련돼 있다. 손 씨는 테니스 등 스포츠 용품과 사업을 진행하는 영산인터네셔널에서 근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수상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손 씨의 아버지 고(故) 손병준 씨는 단식테니스매니아라는 동호회의 회장을 맡을 정도로 테니스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아들 손 씨도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고, 마침내 국내 동호인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손 씨는 "12년 전 하늘로 먼저 떠나신, 테니스를 너무 사랑했던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숙연한 소감을 밝혔다.
가족과 지인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손 씨는 "주말 내내 대회 출전을 허락해준 아내에게도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 전하고 싶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어머니께도 너무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신 성기춘 회장님 이하 KATA 관계자 분들 같이 항상 함께하는 티오피, 두만강, 강일클럽 회원님께들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기춘 KATA 회장(왼쪽)과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테니스코리아지난해 KATA 국화부 랭킹 1위 정혜승(오른쪽 두 번째) 등 입상자들과 시상을 받은 김상일 전 테니스협회 고문 변호사. 테니스코리아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주광덕 남양주시장, 이승영 영산인터내셔널 대표, 이동섭 국기원장, 김영석 전해양수산부 장관, 현상순 아시아경제 회장 등의 축사도 이어졌다.
성 회장은 74세의 나이에 베테랑부 랭킹 1위에 오르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서효영(개나리부), 정혜승(국화부), 권준희(신인부) 씨 등이 각 부문 1위의 영예를 안았다. 각 부 1, 2위는 동남아 투어권을 상품을 받았고, 나머지 톱10에게도 상패와 상품권이 주어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테니스 유망주들을 위한 장학금도 전달됐다. 지난 1년 동안 KATA 대회 참가비의 일부로 모금된 유소년 기금으로 조성된 장학금이다. 또 장애인 휠체어 테니스를 위한 발전 기금 1000만 원도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