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북한이 노동신문에 이어 올해 신년 우표와 달력에도 '주체연호'를 표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일성의 출생연도인 1912년을 원년으로 해 연도를 표기하는 '주체연호'를 생략하고 '서기'로 연도를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조선우표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일 새해맞이 우표 1종과 증권엽서 5종을 발행했다.
새해맞이 우표는 지난해 5월 준공된 평양 신도시 전위거리와 80층 고층 아파트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지난해 발행된 우표와 달리 주체연호를 사용하지 않았다.
북한은 아울러 지난해 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한 여자대표팀 등 우표 4종을 오는 20일자로 발행할 계획을 예고했는데, 이 우표들에서도 주체연호를 사용하지 않았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내 자국 회사들에 배포한 신년 달력도 주체연호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지난 10월 13일부터 북한 주민들이 모두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 주체연호를 생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에는 선대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최근에는 (김정은의) 독자적인 위상을 강화하는 일련의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며 "김정은 초상휘장이 등장하고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명칭인 태양절을 공공연하게 사용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정황이 있기 때문에 주체연호의 삭제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 한다"고 설명했다.
구병삼 대변인은 다만 "김 위원장 본인의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과 관련해서는 이를 공식화하는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그 배경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97년 김일성 사망 3년상을 마치고 김정일 정권이 본격 출범하면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내각 등 5대 주요기관 명의의 공동결정서 채택으로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정하고, 김일성이 태어난 해인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연호를 도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