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하는 손근호·손명희 의원과 울산HD 팬들. 울산시의회 제공K리그1 울산HD 홈구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의 일부 관중석에 구단 상징색과 무관한 빨간색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불거진 논란이 급기야 정치적 이슈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손명희·손근호 울산시의원은 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두겸 울산시장은 문수축구경기장 관람석을 빨간색으로 교체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두 의원은 "문수축구경기장은 울산을 연고로 뛰고 있는 프로축구팀 울산HD의 홈구장"이라며 "울산 시민에게 사랑받는 울산HD의 팀 색상은 파란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지난해 7월 경기장 3층 좌석을 빨간색으로 교체한다는 이야기에 논란이 일자, 울산시는 '검토 중'이나 '협의 단계'라는 답변으로 팬들의 항의를 일축했다"면서 "이후 어떤 소통과 논의도 없이 현재 좌석 철거가 진행 중이고, 이는 좌석 색상이 이미 정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시장 취임 이후 울산시 행사장이나 홍보물 등에서는 빨간색이 주로 활용되고 있기에 '문수경기장에 정치색을 입히려 한다'는 의혹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울산시는 당장 팬들이 반대하는 색상의 좌석 교체를 멈추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문수축구경기장 현재 관중석 색상(위)과 변경 예정인 색상(아래).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문수경기창 3층 노후 관람석(1만5천694석)을 교체하는 사업을 오는 3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는 총 20억 원(국비 6억 원, 시비 14억 원)이 투입된다.
좌석 색상은 4개 면에 각각 적색, 청색, 초록, 노랑 등 4가지로 구성된다. 시는 경기장에 따뜻한 이미지를 입히고자 하부에서 상부로 갈수록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서서히 변하는 '그러데이션'을 적용한다.
시 관계자는 "문수축구경기장은 국가대표 평가전 등 A매치가 개최되는 국제 규격 축구장으로, 관람석 전부를 청색으로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그러데이션 색상 선정은 청색과 축구의 역동성을 고려한 난색(빨간색 등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의 조합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지적에는 "오로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색상을 선정한 것으로, 정치적 저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