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5시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경찰의 집시법 적용으로 법원 인근 100m 이내 집회가 통제되자 이에 강하게 항의했다. 박희영 기자내란 수괴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사법 절차를 계속해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지지자들의 시위도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체포를 피해 칩거했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이어 이번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덕동 서울서부지법 앞으로 지지자들이 모이고 있다.
이들은 서울서부지법에 이어 서울중앙지법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사법부를 계속해 압박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법은 18일 오후 2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그러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6일부터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법원 앞에는 '대한민국 판사 권위 추락시켰다', '판사쇼핑 불법영장 발부', '사법 쿠데타 서부지법', '대한민국 법치에 사망선고하다' 등 격앙된 문구를 적은 근조 화환 수십 개가 놓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6일 밤 구속영장 청구를 막겠다며 밤샘 시위를 벌였다. 전날 밤에도 서울서부지법 앞 인도 등을 점거하고 시위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그동안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해 온 '사법 불신'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부정선거부패방지대 등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들은 "판사들이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공수처의 체포영장 발부는 대한민국에 큰 누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사들에게 경고한다. 당신들이 대한민국 법치를 파괴하는 주구가 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불법 영장을 발부한 사법 파괴의 주구가 되는 것"이라며 "당신들 중 몇 명은 사형을 당할 것이고, 몇 명은 무기징역에 처해질 것"이라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또 "편향됐다", "개판 치고 있다", "양심 팔아먹은 좌파 판사" 등 판사 개인을 향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미 서울서부지법은 물론 서울중앙지법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에 문제가 없다고 수차례 판단했지만, 사법부를 향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난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 인근 100m 이내의 집회를 통제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체포영장이 불법인데 왜 우리에게만 법을 준수하라고 하느냐"고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법원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을 향해서도 "매국노", "경찰도 빨갱이" 등의 혐오 표현을 쏟아냈다. 경찰이 "법원의 평온을 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안전하게 인도로 이동해달라"는 고지 방송을 하자 "민주노총이나 때려잡아라"라며 반발했다.
전날 오후 5시 40분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탄 차량 두 대가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들어서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야유와 욕설을 퍼부으며 "서부지법 똑바로 해", "빨갱이" 등의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17일 서울서부지법 앞에는 '대한민국 판사 권위 추락시켰다', '판사쇼핑 불법 영장 발부', '사법 쿠데타 서부지법', '대한민국 법치에 사망선고 하다' 등 격앙된 문구를 적은 근조 화환 수십 개가 놓였다. 박희영 기자지난 16일 밤에도 20대 남성이 서부지법 입구 철제 펜스를 닫으려는 법원 직원을 밀쳐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 체포적부심에서 기각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를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소 판사는 지난 16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적부심사를 진행한 뒤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되므로 기각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준섭 (판사) 출퇴근길에 잡히면 참수한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논란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수사에 나선 가운데 경찰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게시글 작성자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