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왼쪽)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다오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중국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단독 회담을 가졌다.
국회의장과 시진핑 주석의 단독 회담은 2014년 12월 정의화 당시 의장에 이어 11년 만이다.
또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후 시 주석이 우리나라 고위 인사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우 의장은 시 주석을 만나 최근 중국이 한중관계 지속 발전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지지를 보내준 데 감사의 뜻을 표하고 "한국의 현 상황이 불안정하지 않고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우리나라는 광복 80주년, 중국은 항전승리 80주년으로 뜻깊은 상황에서 역사적인 경주에서 예정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 주석은 "수교 30여년 동안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한 가운데 동북아 평화에도 기여해왔다"며 "현재 국제·역내 정세에 불확실성 요소가 많지만 앞으로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논의하고 있으며, 진지하게 참석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화답했다.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한한령'(한국 문화 차단 조치) 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 접견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국회의장실 제공우 의장은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 콘텐츠를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문화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며 "문화 개방을 통해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 감정을 갖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의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중국 정부의 한국민에 대한 사증면제 이후 한국 관광객이 중국을 많이 방문하고 있다"며 "중국인들도 한국을 더 많이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중국 내 독립유적지 보존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및 송환에 대해 언급했고, 시 주석은 "중국이 그동안 많은 일을 해 왔다"면서 "앞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대해 한국 측의 구체적인 요구가 있으면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후속 협상에서의 유의미한 성과 도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친환경·로봇·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에게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 조성 등을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이헌승·박정·김용만 의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주중한국대사관 김한규 대사대리 등이 자리했다.
중국 측에선 왕이 외교부장, 탕평위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 뤼루화 국가주석비서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