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연합뉴스봉준호 감독의 신작 SF 영화 '미키 17' 속 악역 캐릭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 눈길을 끈다.
봉준호 감독은 1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영화관 BFI 사우스뱅크에서 열린 '봉준호 대담'에서 할리우드 스타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케네스 마셜에 관해 언급했다. 마셜은 주인공 미키17과 대치하는 독재자 캐릭터다.
사회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셜 캐릭터를 두고 '살짝 오렌지빛이 도는 얼굴'이라며 "무언가를 생각나게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하자 "무슨 한국 영화냐"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이라고 부연, 그가 말하는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임을 짐작하게 했다.
이에 봉 감독은 "지금 우리가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지만 머릿속엔 공유된 것 같다"라고 한 뒤 "2022년에 촬영을 런던 근처에서 했지만 2024년에 일어난 어떤 사건과 비슷한 장면(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혀 의도가 없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본 마크 러팔로도 신기해하며 '우리가 뭔가 예언적인 일을 한 거냐'고 했다"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아카데미상 수상 비판에 대한 반감은 아닌지 묻자 봉 감독은 "내가 그렇게 쩨쩨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관객석에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쓸자 "한국과 무역도 문제인데 왜 아카데미상을 한국 영화에 주느냐"라며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봉 감독은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 역으로 유명한 마크 러팔로에 관해 "그가 악역, 빌런을 한 게 처음"이라며 "처음 대본을 줬을 때 그에게 '왜 나한테 그러나, 나한테 이런 면이 있는 거냐'며 당황해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로, 오는 28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