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우승을 차지한 김채연(수리고)처럼 쇼트 프로그램 2위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역전 우승을 거뒀다.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99.02점, 예술 점수(PCS) 88.58점 등 187.60점을 얻었다. 11일 쇼트 프로그램 94.09점까지 최종 281.69점을 기록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아시아 최강 가기야마 유마(일본·272.76점)를 여유 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카자흐스탄의 샤이도로프 미카일(246.01점)에게 돌아갔다.
함께 출전한 김현겸(한광고)은 발목 통증으로 아쉽게 기권했다. 북한 로영명은 총점 205.16점으로 5위에 자리했다.
차준환은 16명이 나선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2위였다. 103.81점을 얻은 가기야마에 9.72점 차로 역전 우승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차준환은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앞서 여자 싱글 김채연도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사카모토 가오리에 3.15점 뒤진 2위였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서 선전하며 최종 219.44점으로 세계선수권 3연패를 이룬 사카모토 가오리(211.90점)를 제쳤다.
이에 따라 한국 피겨는 동계아시안게임 최초로 남녀 싱글을 제패했다. 차준환은 한국 선수로는 역시 최초로 남자 싱글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한국 피겨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개의 메달을 따낸 것도 처음이다. 1999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이 아이스댄스 동메달, 2011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여자 싱글 동메달, 2017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이 여자 싱글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날 차준환은 기권한 김현겸을 제외한 15명 중 14번째로 출전했다.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광인을 위한 발라드'(Balada para un Loco) 선율에 맞춰 첫 과제인 고난도 쿼드러플 살코와 이어 쿼드러플 토루프를 완벽하게 뛰었다.
차준환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려다가 점프를 붙이기가 어렵다고 판단, 러츠만 펼쳤다.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시킨 차준환은 스텝 시퀀스를 레벨4로 처리했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서 차준환은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를 깔끔하게 뛰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레벨3로 펼친 차준환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서 전반부에 붙이지 못한 트리플 플립을 붙이는 재치를 보였다.
착지가 살짝 흔들리며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부족한 경우) 판정이 나왔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다. 차준환은 코레오 시퀀스,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연기를 마무리했다.
차준환의 빼어난 연기에 부담을 느낀 것일까. 마지막으로 나선 가기야마는 초반 점프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차준환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