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오세훈 서울시장과 그의 측근 A씨가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각각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문자를 보내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오 시장은 명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최측근인 강모 보좌관이 여론조사 샘플링을 받아 본 뒤 명씨와 말다툼을 하면서 관계를 끊었다고 해명해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강 보좌관과는 별도로 오 시장과 명씨를 잇는 또 다른 채널인 A씨의 존재가 새롭게 드러났다. 압수수색과 디지털포렌식 등을 통해 이를 파악한 검찰은 추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명태균 잇는 또 다른 채널 나타나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1월 20일 명씨에게 "오늘 저녁 6시반. 예약명 : 김OO, 잠시후에 뵙겠습니다." 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는 검찰이 명씨의 '황금폰'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등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검찰에 해당 날짜 오후쯤 한 중국 음식점에서 오 시장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였고, 오 시장 최측근인 강 보좌관도 배석했다고 기억했다.
명씨는 이날을 시작으로 23일·28일과 2월 중순, 이렇게 총 네 번 오 시장과 직접 만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중간 시점 오 시장의 측근인 A씨가 명씨에게 보낸 문자도 확보했다. A씨는 1월 27일 명씨에게 "시장님 모시고 있는 서울시OO입니다." 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명씨와 오 시장을 잇는 또 다른 인물의 등장이다. 지금까지 명씨와 오 시장 사이에는 강 보좌관만 거론됐다. "초기에 명태균은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다"는 기존 해명과도 배치된다.
오 시장측 명씨 접촉, 후원회장 입금 시점과 맞물려
오 시장과 그의 측근들이 명씨를 접촉하고 종국엔 후원회장이라 불리는 김씨가 돈을 입금하는 일련의 흐름과, 명씨가 오 시장을 위해 진행한 비공표 여론조사 시점은 맞물린다.
명씨는 2020년 12월 22일쯤 자체적으로 오 시장과 관련된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1월 20일 오 시장을 처음 만났고, 뒤 이어 22일과 25일 두 차례 추가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후엔 A씨가 명씨에게 문자로 접촉했고, 명씨는 그로부터 이틀 뒤 또다시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실시 사흘 뒤엔 김씨가 명씨 측에 1천만원을 처음으로 입금했다.
이때부터 명씨는 오 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후보로 공천되고, 이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총 13번의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간중간 김씨가 돈을 입금, 총 3300만원을 보냈다.
A씨는 지금도 서울시에서 근무하며 오 시장을 보좌하는 측근 중 한 명이다. A씨는 이같은 상황을 묻는 질문에 "서울시 민생특보가 언론 관련 대응을 한다"고 말했다. 명씨에게 왜 문자를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서울시 민생특보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 검찰에서 빨리 사실 관계를 확인해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