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뚫을 정도가 되면…세상은 이렇게 됩니다[경제적본능]

IT/과학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뚫을 정도가 되면…세상은 이렇게 됩니다[경제적본능]

    핵심요약

    경제적본능'은 CBS 유튜브 채널 에 오후 6시마다 업로드되는 경제 전문 프로그램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우리의 경제적 본능을 인정하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조건을 탐구하고 실용적 지침까지 제안해 드립니다. 해당 녹취는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엑소쌤)와의 인터뷰 내용 일부로, 전체 내용은 경제연구실 '경제적본능'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경제적본능'
    ■ 진행 : 윤지나 기자
    ■ 대담 : 이선호 과학커뮤니케이터(엑소쌤)




    ◇ 윤지나 기자> 비트코인 가지신 분들은 양자역할 얘기를 듣고 보니 양자 컴퓨터라는 놈이 암호를 다 깨고 다닐 것 같은데 그러면 암호 기술에 기반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비트코인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공포감이 엄습하셨을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은 0원이 될 수 있다라는 선언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 엑소쌤> 이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계산 능력, 동시에 계산을 할 수 있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잖아요. 이 파동 상태, 제 목소리가 한 사람한테만 들리는 게 아니고 말을 하면 파동이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단순히 기존 컴퓨터가 공을 던지면 한 사람만 받을 수 있지만 목소리나 와이파이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할 수 있듯이 양자 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계산을 한 번에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암호 보안 체계는 공개키 암호화, 즉 퍼블릭 키 크립토그래피 기반으로 암호를 만들고 있어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이 공개키 암호화가 뭐냐면 자물쇠를 하나 만들고 한 열쇠를 100만 개 던져주는 거예요. 그럼 이 중에서 하나가 열리는 열쇠를 네가 찾아봐라, 그러면 정답은 이 100만 개 안에 있긴 해요.

    ◇ 윤지나 기자> 아무리 수퍼컴퓨터라고 그래도 고전컴퓨터 방식은 암호를 하나하나씩 맞춰 본다는 거죠.

    ◇ 엑소쌤> 너무 오래 걸리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이걸 못 푼다는 거죠. 이게 바로 공개키 암호화의 원리인데요. 쉽게 비유하자면 자물쇠를 만들고 암호화를 했으니 네가 풀어봐, 열쇠를 줄게 하는 건데, 양자 컴퓨터는 100만 개의 열쇠를 동시에 넣어볼 수 있는 거예요. 중첩 상태가 되니까요.

    ◇ 윤지나 기자>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암호화폐의 비밀번호를 깰 수 있다?

    "비트코인, 양자 괴물 앞에서 떨고 있나요?"



    ◇ 엑소쌤> 맞아요. 개인 지갑의 비밀 키를 쉽게 알아낼 수 있죠. 왜냐하면 비밀 키는 소인수 분해나 최적화 문제 같은 기존 계산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이걸 풀기까지 기존 컴퓨터로는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들을 양자 컴퓨터는 빠르게 풀어낼 수 있어요. 그런데 이게 비트코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에요. 만약 양자 컴퓨터가 정말 상용화된다면 20년이든 30년이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은행 시스템, 심지어 미국의 핵가방 암호까지 다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 윤지나 기자> 그러니까 암호라는 것 자체가 그런 원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밀을 지키는 모든 시스템이 양자 컴퓨터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네요.

    ◇ 엑소쌤> 네, 그렇죠. 그래서 만약 비트코인만 위험해진다면 이상한 거고요. 사실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은행 관련 주식도 다 떨어져야 맞아요. 그런데 지금은 시장이 너무 가상화폐 대 양자 컴퓨터라는 구도로만 보고 있는 거예요. 사실 전 세계 대부분의 암호 체계, OTP든 뭐든 이런 시스템들이 다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 윤지나 기자> 그렇군요. 혼자 망하는 건 아니군요.

    ◇ 엑소쌤> 결과적으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더라도 그에 대한 대비책도 함께 발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가상화폐만 망한다고 보는 건 너무 디스토피아적인 상상이 아닐까 싶어요.

    ◇ 윤지나 기자> 큐비트(양자컴퓨터로 계산할 때 기본단위)가 얼마나 모여야 암호화폐를 해독할 수 있는가, 암호를 풀 수 있는가에 대한 자료를 보니까 양자 암호를 해독하려면 한 5000개 정도 있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신약 개발이나 중첩 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따져보는 어떤 설계를 하려면 만 개 정도 필요하다고 하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극찬하는 구글의 윌로우조차도 105개 수준이라면 5000개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네요.

    ◇ 엑소쌤> 그렇죠. 큐비트 하나도 중첩 상태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105개까지 온 겁니다. 이건 마치 천 미터 낭떠러지에 외줄을 놓고 105명을 세워놓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 윤지나 기자> 그러고서 다들 환호하고 있는 거죠. 정말 대단해! 이렇게 하면서.

    ◇ 엑소쌤> 그런데 거기에 5000명, 1만 명, 심지어 수백만 개 정도 돼야 지금 가상화폐에서 쓰고 있는 암호 키를 풀 수 있습니다. 이걸 복호화라고 하거든요. 복호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지금 당장은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심지어 105개도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인데, 그게 천 단위, 만 단위로 가면 훨씬 더 어려워질 겁니다.


    ◇ 윤지나 기자> 그중에 만 개 중에 하나만 삐끗해도 안 되는 거잖아요?

    ◇ 엑소쌤> 네, 단 한 개라도 어긋나면 중첩 상태가 깨져버려서 입자로 변해버립니다. 결국 그게 깨지면서 양자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는 거죠.

    .◇ 윤지나 기자> 그리고 구글에서는 가상자산의 암호화 시스템을 무력화하려면 최소 10년 정도 걸리고, 이를 위해서는 400만 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하던데, 400만 개 큐비트라니 상상도 안 되네요. 현재 기술 기준으로는 어떤 상황을 상상해야 할까요?

    가상화폐만 망한다고? 금융 시스템 전체가 위기


    ◇ 엑소쌤> 사실 이건 거의 먼 미래의 상상에 가까운 이야기예요. 지금 105개도 겨우 만든 상황인데 400만 개라니, 말도 안 되는 숫자죠. 그 10년이라는 숫자도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어요.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려면 400만 큐비트를 만들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중첩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야 해요. 사실 큐비트를 만드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큐비트가 중첩 상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는 거죠.

    ◇ 윤지나 기자> 그렇다면 중첩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도 현재 나오고 있는 거겠네요?

    ◇ 엑소쌤> 그렇죠. 사실 큐비트도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요. 초전도 큐비트도 있고, 이온 큐비트도 있고, 빛을 이용한 큐비트도 있습니다.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큐비트의 수치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 윤지나 기자> 결과적으로 양자 컴퓨터의 등장이 가상자산 시장에 어떤 변수가 된다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는 양자 컴퓨터는 암호를 주요하게 활용하고 있는 경제 조건뿐 아니라 사회 조건, 심지어 국가 간 안보 조건까지 뒤흔들 수 있는 굉장히 무서운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성은 충분히 길러야겠네요.

    ◇ 엑소쌤> 양자 컴퓨터의 위협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블록체인의 보안 기술이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요. 이걸 양자 암호라고 하는데, 이 방법은 양자 상태를 활용해서 정보를 암호화하고 전달하는 기술이에요. 이 기술의 장점은 누군가 해킹을 시도하면 즉시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중첩 상태가 깨지면서 바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해킹 시도를 빠르게 차단할 수 있는 거죠.

    ◇ 윤지나 기자> 그러니까 중첩 상태를 유지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면, 그 중첩을 공격하는 것이 우리가 지키는 방법이 되는 건가요? 양자로 양자를 막는다.



    ◇ 엑소쌤> 그렇게 역이용할 수도 있는 거죠. 비유하자면 암이 암을 치료하는 것처럼요. 현재 양자 암호화 기술은 초기 단계지만, 다양한 국가에서 금융이나 국방 분야에서 시험적으로 도입하고 있어요. 이건 단순히 SF적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앞으로는 양자 암호화 기술이 블록체인 시스템뿐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보안 시스템에 통합될 겁니다. 결국 양자 컴퓨터도 뚫지 못하는 보안 시스템이 준비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윤지나 기자> 그런데 비트코인의 주요 특성 중 하나가 탈중앙화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양자 암호 기술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게 가능할까요?

    ◇ 엑소쌤> 비트코인을 설계한 사람이 존재하니까 가능하겠죠. 시스템을 설계한 사람이 있는 만큼 그 사람이 양자 암호 기술을 접목하면 되지 않을까요? 사실 가상화폐의 가장 핵심은 실물이 아닌 디지털 0과 1의 조합이에요. 그게 왜 가치가 생기냐면, 바로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거든요. 이 기술 덕분에 복사나 해킹이 불가능한 거죠. 예를 들어 제가 진행자님께 돈을 빌려달라고 하고, 진행자님이 메일로 50만 원 빌려줬다고 답장을 보냈다고 해요. 그런데 제가 갚기 싫어서 제 메일함과 진행자님의 메일을 해킹해 그 메일을 삭제해버리면 증거가 사라지잖아요. 그런데 블록체인은 그 거래 내역을 모든 참여자가 공유하도록 하는 거예요. 만약 50만 원을 빌려줬다는 내역이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동시에 기록된다면, 그걸 다 삭제하는 건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양자 컴퓨터 기술이 수백만 큐비트까지 발전한다면 그걸 해킹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 윤지나 기자> 양자 컴퓨터가 모든 참여자에게 중첩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거네요?

    ◇ 엑소쌤> 네, 그런 원리로 볼 수 있죠.

    ◇ 윤지나 기자> 은행 시스템도 같은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가상화폐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모든 시스템이 동일한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건데. 지금 당장 기술적으로 취약한 부분은 어디일까요? 현재는 105큐비트 수준이라서 암호를 깨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가장 뚫리기 쉬운 환경은 어디일까요?

    ◇ 엑소쌤> 양자 컴퓨터가 잘하는 건 기존 암호 체계를 푸는 거예요. 동시에 열쇠를 여러 개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의 105큐비트 수준이라도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게임 아이디나 비밀번호, 이메일 비밀번호 정도는 쉽게 뚫을 수 있어요.

    ◇ 윤지나 기자> 105큐비트로도 그 정도는 뚫을 수 있나요?

    ◇ 엑소쌤> 네, 충분히 뚫을 수 있죠. 물론 국가 수준의 보안 체계는 그 정도로는 안 됩니다.

    ◇ 윤지나 기자> 만약 투자자로서 비트코인과 양자 컴퓨터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디에 투자하시겠어요?

    ◇ 엑소쌤> 저는 투자를 안 하는 입장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가상화폐, 장기적으로는 양자 컴퓨터 기술, 더 나아가 양자 관련 기술이 더 우상향할 것이라고 봅니다.


    "AI와 양자의 만남, 인류의 마지막 업그레이드?"



    ◇ 윤지나 기자> 그러면 AI 기술은 어떻게 보세요? AI와 양자 컴퓨터는 서로 경합하는 기술인가요?

    ◇ 엑소쌤> 저는 이 두 기술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오히려 결합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I와 양자 컴퓨터가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거든요.

    ◇ 윤지나 기자> 정말 무섭네요. AI가 최적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양자 컴퓨터에 "이거 풀어"라고 명령하면, 정말 엄청난 속도로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겠네요.

    ◇ 엑소쌤> 맞아요. 인공지능이 급격히 발전한 이유도 GPU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넣어보니까 일정 기준 이상으로 넘어가면서 창발성이 나타나더라고요. 이제 AI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작곡도 하고, 다 잘하게 됐죠. 이와 마찬가지로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고 AI와 결합되면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할 거예요.

    ◇ 엑소쌤> 만약 이 기술이 로봇에 접목된다면 노동의 해방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로봇이 자동차보다 싸게 팔리는 날이 오면, 설거지, 청소, 숙제 등 모든 일을 대신해 주겠죠. 저는 지금이 인류 역사에서 급격히 변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AI, 로봇 기술, 의학 기술까지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안에 펼쳐질 미래가 정말 기대돼요.

    ◇ 윤지나 기자> 그렇게 짧게 보세요? 2~3년?

    ◇ 엑소쌤> 네, 저는 2~3년 정도로 보고 있어요. AI, 로봇 기술, 의학 기술 모두 빠르게 발전할 겁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