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을 놓고 행정부와 사법부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른바 '적성국 국민법'을 적용해 불법 이민자를 대거 추방하고 있는데, 법원이 '추방 일시 정지' 명령을 하자 이를 비난하며 따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판사에 대해 "좌파 판사는 탄핵돼야한다"고 비판했고, 이에 보수 성향의 대법원장이 이례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성명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좌파 판사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대선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이겼으나 불법 이민 이슈가 이번 역사적 승리의 첫 번째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는 유권자들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악랄하고 폭력적이며 미친 범죄자가 미국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신이 유권자의 선택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법원이 자신의 대선 공약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인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삼권 분립'에 기반한 미국 헌정 체제를 뒤흔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00년 이상 법관 탄핵은 사법부 결정을 둘러싼 이견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돼 왔다"며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일반적인 항소 절차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로버츠 대법원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임명됐다.
연방 판사의 탄핵에는 하원의 과반 찬성과 상원 3분의 2의 지지가 필요해 공화당 단독으로 법관 탄핵은 불가능하다.
앞서 트럼프 헹정부는 지난 15일 260명 이상의 이민자를 엘살바도르로 추방했고, 제임스 보그버스 워싱턴DC 연방 판사는 "추방을 일시 정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톰 호먼 백악관 국경 담당 차르는 "나는 판사들이나 좌파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불법 이민자 추방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법무부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적성국 국민법'은 사법 검토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보그버스 판사를 해당 재판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