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피프틴' 공식 인스타그램'미스트롯' '불타는 트롯맨' 등을 히트시킨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기획한 '언더 피프틴'이 만 15세 이하 지원자만을 모집한다고 해 아동 성 상품화와 아동 학대라는 비판을 받은 가운데 MBN이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MBN은 21일 공식입장을 내어 "MBN은 신규프로그램 '언더피프틴'과 관련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N은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후, 조만간 본사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라고 알렸다.
글로벌 최초로 만 15세 이하 K팝 신동을 발굴하는 세대교체 오디션을 표방한 '언더피프틴'은 전 세계 70여 개국 만 15세 이하 소녀 중 인종,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선별된 신동 59명이 참가하는 새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내용이 공개됐을 때부터 우려가 나왔지만, 노출 있는 옷차림과 진한 화장을 하고 섹시한 표정과 포즈를 짓는 등 참가자들의 티저 영상이 공개되고 나서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만 15세 이하 참가자만을 고수한 만큼,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초등학생을 포함해 전원이 어린 연령대라는 점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과도한 성 상품화 및 학대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중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21일 논평을 통해 "'언더피프틴'은 어린아이들을 상업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는 미성년자 상품화에 불과하다"라며 "어린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경쟁을 부추겨 과도한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가하고, 성적 대상화는 행위는 명백한 아동 학대이자 미성년자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로, 용납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단순한 방송프로그램 논란을 넘어 사회적 차원에서 논의돼야 할 심각한 인권문제다. 우리는 최소한의 방송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마저 저버린 MBN에 즉각 방송 중단을 요구한다"라며 "MBN과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는 방송 중단과 함께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시청자들에게 책임 있게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여성의당 역시 지난 17일 성명을 내어 "아동·청소년의 성을 상품화하고 착취하는 사업은 근절되어야 한다. 15세 미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이 크롭티를 입고 화장을 한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으나, 해당 방송에 대한 어떤 제재나 조치도 이뤄지고 있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디어·엔터 산업의 강국 한국에서 미성년 연예인의 권리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어린 여성들은 더 취약한 위치에 놓여있다. 미성숙한 여성을 노린 그루밍 성범죄부터 취업을 가장한 유사성매매,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하는 불공정 계약 피해까지 그 실상은 처참하다"라며 "그럼에도 소속사와 방송사는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가혹한 착취를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사회 각층의 우려와 비판을 인지한 후, MBN이 방송 여부와 내용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같은 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제작진은 첫 방송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논란이 일어 "참가자들부터 보호자들까지 극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고 있는 매우 속상하고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프로그램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작진은 참가자들이 모두 본인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 동의 하에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녹화 주간 최대 35시간 준수 및 학습권 보장에 지장이 갈 만한 무리한 일정은 배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어린 참가자들의 열정과 제작진의 진심을 확인하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하며, 부디 (본편 관련 티저) 영상을 직접 확인하시고 평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