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황진환 기자 법조계와 정치권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이번 주, '사법 슈퍼위크'의 막이 열린다. 월요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선고와 수요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 주 후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 가능성도 떠오른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오전 10시 한 총리의 파면 여부를 결정짓는다. '12·3 내란사태' 이후 탄핵 소추되거나 기소된 고위 공직자 가운데 첫 번째 사법적 판단이다.
한 총리의 탄핵 소추 사유는 5가지다. 구체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공모 및 방조 △국회 몫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쌍특검법(김건희 여사·채 해병 특별검사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 △법상 근거 없는 '당정 공동 국정운영' 선포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지연 등이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일부 쟁점을 공유하는 만큼, 한 총리 탄핵심판 결과로 윤 대통령 사건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 사건과 마찬가지로 한 총리 사건에서도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불법성을 핵심 쟁점으로 내세운다. 내란죄 철회 등 소추 사유 변경에 대해 헌재가 일부 판단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총리 사건과 윤 대통령 사건은 그 파급 효과와 중대성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재가 한 총리 탄핵 소추 의결 과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을 인정해 '의결정족수' 문제로 기각하거나 각하할 경우, 세부 쟁점에 대한 판단까지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한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와 무관하다고 헌재가 판단한다면, 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한 판단 없이 탄핵 소추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한 총리는 지난달 19일 최후진술에서 "대통령님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사전에 알지 못했고 대통령이 다시 생각하시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같은 날 오전 10시에는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도 예정돼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대통령의 두 번째 공판준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윤 대통령은 이날 나오지 않는다. 변호인단은 이날 혐의사실 인정 여부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틀 뒤 2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이 대표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여러 방송에 나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 '성남시장 시절에는 몰랐다', '해외 출장 중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고,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부 협박에 어쩔 수 없이 변경했다'고 발언하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대표는 이 사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2심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출렁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이번 주 중후반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법조계에서는 통상 선고기일 2~3일 전 헌재가 선고일을 지정하는 만큼, 28일 금요일을 유력한 선고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는 모두 금요일에 이뤄진 바 있다. 다만 재판부 평의가 길어질 경우 4월 초로 선고가 밀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