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스토브 리그 악연?' 심우준으로 타오른 한화-kt 명승부, 新 라이벌 탄생의 서막

'스토브 리그 악연?' 심우준으로 타오른 한화-kt 명승부, 新 라이벌 탄생의 서막

한화 심우준이 22일 친정팀 kt와 원정 개막전에서 7회초 역전 결승 2루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하는 모습. 한화 이글스한화 심우준이 22일 친정팀 kt와 원정 개막전에서 7회초 역전 결승 2루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하는 모습. 한화 이글스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거둔 올해 프로야구 개막 시리즈. 22일과 23일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10경기가 역대 최초로 모두 만원을 이룬 가운데 21만9900명의 관중이 입장해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2연전은 팬들의 열정에 화답하듯 열전이 펼쳐졌다. 삼성이 대구 홈에서 2경기 33안타 24점, LG도 잠실 안방에서 2경기 22점을 뽑아내며 막강 화력을 뽐냈다.

하지만 가장 뜨거웠던 곳은 역시 kt와 한화가 맞붙은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였다. 1승씩을 나눈 두 팀은 2경기 모두 1점 차 접전을 펼쳤는데 특히 올해 첫 연장 끝내기 승부까지 펼쳐졌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 시즌 뒤 스토브 리그에서 묘한 관계가 설정됐다. 한화는 새 구장 시대를 맞아 kt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10승 투수 엄상백을 4년 78억 원, 내야수 심우준을 4년 50억 원에 데려왔다. kt로서는 주전 멤버 2명을 동시에 한화에 뺏긴 모양새가 됐다. 

특히 이번 개막 시리즈에서는 심우준이 키 플레이어였다. 22일 개막전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던 심우준은 23일에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실책으로 냉정한 승부의 세계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심우준은 22일 개막전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3회초 2사 첫 타석에서는 헬멧을 벗어 11년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 수원 팬들에 대한 인사로 예의를 갖췄다. 이후 볼넷을 얻어낸 심우준은 2루 도루와 김태연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을 기록했다.  

5회 삼진으로 숨을 고른 심우준은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 대 2로 뒤지다 황영묵의 2루타로 동점이 된 7회초 2사 2루. 심우준은 예전 동료 김민수를 공략해 우중간 2루타를 만들어냈다. 3 대 2 역전을 만든 천금의 적시타였다. 한화는 9회초 터진 노시환의 쐐기 1점 홈런을 더해 9회말 김상수가 1점 홈런으로 만회한 kt를 4 대 3으로 눌렀다.

심우준의 2루타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경기 후 심우준은 친정팀과 얄궂은 대결에 대해 방송 인터뷰에서 "승부는 냉정하니까 우리 팀이 이겨야죠"라면서 "올해 무조건 5강 가을 야구 가는 게 목표고, 한화 팬 분들을 위해서라도 무조건 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10개 구단 중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팬들의 열정에 보답했다.

한화 심우준의 타격 모습. 한화한화 심우준의 타격 모습. 한화
하지만 심우준은 23일 경기에서 뼈아픈 실책과 타석 침묵으로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역시 9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 심우준은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다.

특히 수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심우준은 2 대 3으로 뒤진 5회말 1사 1루에서 강백호의 땅볼을 잡으려다 빠뜨렸다. 크게 튀어 느리게 2루 오른쪽으로 애매하게 흐른 타구를 잡으려다 바운드를 놓쳤다. 2사 2루가 될 상황이 1사 1, 3루로 둔갑했고,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의 2루 땅볼 때 1점을 추가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승부가 1점 차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화로서는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화는 노시환이 6회초 적시타, 9회초 동점 1점 홈런을 날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연장 11회말 배정대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으면서 개막 2연승이 무산됐다.

kt 배정대가 2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 연장 11회 말에 끝내기 적시타를 친 뒤 팀 동료 김민혁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ktkt 배정대가 2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 연장 11회 말에 끝내기 적시타를 친 뒤 팀 동료 김민혁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kt

공교롭게도 배정대의 마지막 타구는 심우준을 뚫었다. 1사 1, 2루에서 배정대가 한화 우완 주현상의 복판 속구를 때린 타구를 심우준이 몸을 날렸지만 잡을 수 없었다. 워낙 잘 맞은 타구라 다이빙 캐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화와 kt는 연이틀 구장을 가득 메운 1만8700명 팬들의 열띤 응원에 걸맞는 명승부를 펼쳤다. 1승 1패, 호각을 이룬 가운데 올 시즌 KBO 리그를 뜨겁게 달굴 새로운 라이벌의 탄생을 알렸다.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