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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죽은 동물 사체 도로에' 쑥대밭 된 산불 현장…기다리던 비도 안 내려[영상]

'타 죽은 동물 사체 도로에' 쑥대밭 된 산불 현장…기다리던 비도 안 내려[영상]

의성에서 안동으로 번진 경북 산불 피해 현장. 정진원 기자의성에서 안동으로 번진 경북 산불 피해 현장. 정진원 기자
의성에서 시작된 경북 산불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일대가 쑥대밭이 됐다.

27일 오전 11시 30분 화마가 덮친 남안동 IC 부근 도로에는 불에 타 죽은 동물들의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뿌연 연기가 차를 뒤덮었고 1km 앞도 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를 가렸다.

다 타고 뼈대만 남은 축사,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전소된 주택 등 며칠 전 마을을 덮었던 산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잠시 휴식 중인 산불 진화대원. 곽재화 수습기자잠시 휴식 중인 산불 진화대원. 곽재화 수습기자
풍천면 어담리에 다다르자 이른 시간부터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잠시 휴식 중인 진화인력 20여명이 보였다.

땀과 먼지에 절은 진화대원들은 막 안동시에서 받은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랜 상태였다.

벌겋게 눈이 충혈된 채 숨을 돌리며 다음 진화 작업을 준비하는 찰나.

한 진화대원은 "이틀 동안 못 씻고 진화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현재 고성능 진화 차량도 물이 다 떨어져 물을 길으러 갔다"며 현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다른 진화대원도 "차량 호스를 진화 지역, 산까지 갖고 올라가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경북 안동 산불 진화 현장. 곽재화 수습기자경북 안동 산불 진화 현장. 곽재화 수습기자
맞은편에서는 골바람을 타고 불씨가 번지는 탓에 진화대원들이 힘껏 호스를 잡았다. 마침 떠오른 헬기도 연거푸 불씨 위로 물을 부어댔다.

불이 꺼진 자리에는 검게 그을린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바람이 불자 꺼진 불씨 위로 다시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고 진화대원들은 다시 그 위로 물을 부었다.

조금씩 불을 끄며 점점 산 위로 오르는 대원들의 얼굴을 금세 벌겋게 달아올랐다.


현장에 지원 나온 안동시 공무원은 "주전자에 물을 담아서 부어가며 불을 끄는 느낌"이라고 확산하는 산불의 기세를 전했다.

하늘도 돕지 않았다. 이날 오후 내릴 것으로 예보됐던 비는 깜깜무소식이다. 여전히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고 산 속 곳곳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들이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진화율은 의성 55%, 안동 52%, 영양 18%, 청송 77%, 영덕 34%로 파악됐다.

전체 진화율도 오전 5시 기준 44.5%에서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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