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민중기 특별검사팀은 7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건진법사 청탁·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혐의가 적시됐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후 1시 21분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죄명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알선수재 혐의"라고 밝혔다.
특검은 영장 청구와 관련해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으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 영장을 청구한 것이며 법이 정한 구속영장 청구 요건이 다 충족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속영장 청구 요건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범죄의 중대성 등이다.
특검은 전날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7시간 넘게 조사를 벌이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시작으로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건희씨는 '모른다', '기억 안 난다' 등으로 진술하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자 특검이 조사 하루 만인 이날 곧바로 영장이 청구된 것이다.
김씨는 지난 2009년에서 2012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일당의 주가 조작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천 개입 의혹은 김씨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통해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또 김씨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전씨를 통해 2022년 4월에서 8월 통일교 현안 해결을 대가로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그라프 목걸이),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류영주 기자·사진공동취재단아울러 특검은 이날 오전 8시 25분쯤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지휘했으나 피의자가 완강하게 거부해 1시간 15분쯤 뒤인 9시 40분에 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이날 체포영장 집행에 특검보는 참여하지 않았고, 기동순찰팀(CPRT) 요원을 포함해 교도관 10여명이 최소한의 물리력을 사용해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려 했으나 부상 등의 위험으로 인해 중단됐다.
특검은 "법원이 피의자의 수감상황까지 고려해 발부한 영장을 적법하게 집행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설명하지는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배보윤 변호사는 영장 집행 당시 상황에 대해 "10여명이 앉아있는 대통령을 양쪽에서 팔다리를 붙잡고 (호송)차에 넣으려고 했다"며 "앉아있는 의자를 들고 옮기려고 하다가 윤 전 대통령이 땅바닥에 철썩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발부된 체포영장의 집행기간은 이날까지로 특검팀은 체포영장을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