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사회 일반

    자폐→한예종→아이돌…기적의 오디션

    어느 병원의 특별한 '엔터 사업'…대표 멘토는 김재중

    왼쪽부터 김재중,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 연합뉴스왼쪽부터 김재중,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 연합뉴스
    서울시 어린이병원이 만든 한 편의 성장 서사가 다시 한 번 무대를 만난다.
     
    음악 교육을 통한 발달장애 치료를 표방한 이 병원 '레인보우 예술센터'(센터)가 8일 서울시청 무대에 올리는 '기적의 오디션 시즌3'. 77명의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성인들이 1년간 준비한 무대다. 
     
    가장 주목받는 이는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다. 5세 때 자폐 진단을 받은 그는 센터의 도움과 꾸준한 연습, 집중력을 바탕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센터를 거쳐간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직업 오케스트라 '서울시별별하모니아' 악장으로 무대에 선다. 
     
    병원 치료실에서 악기와 처음 만난 아이가 국내 최고 음악대학까지 이어진 과정은 센터의 존재 의미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센터는 치료와 예술 교육을 결합한 국내 유일의 의료기반 예술센터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아이들에게 음악적 가능성이 발견되면, 전문 강사진과 의료진이 함께 맞춤식 교육을 이어간다. 재능이 더 자라면 전공 과정과 대학 진학,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 직업 활동까지 연결하는 '평생 치료교육 모델'을 제시한다.
     
    이 모델은 취미를 넘어 직업의 문을 여는 길이라 더 특별하다. 실제로 올해 공연에서는 센터가 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키운 공민배 외 3명의 아티스트가 정식 데뷔한다. 
     
    먼저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피아니스트 이상우. 그는 한 번 들은 음악을 거의 완벽히 복원해 연주한다. 평소 산만한 행동을 보이더라도 피아노 앞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트로트 가수 신수진은 일상 대화도 어려울 때가 많지만, 무대에 오르는 순간 관객을 웃게 만드는 타고난 끼의 소유자다. 
     
    국악 신동 전문기는 전통음악을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데뷔를 견인한 인물은 김재중이다. 시즌1부터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재능기부를 이어오며 대표 멘토를 맡아왔다. 단순한 조언을 넘어, 무대 앞에서 주저하는 참가자들을 일일이 격려하고 재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자처해왔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더 많은 아티스트들의 동참을 이끌었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 배우 최유라는 심사위원으로, 아이돌그룹 세이마이네임은 특별 무대로 함께 한다.
     
    김재중은 "1등은 중요하지 않다. 이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버틴 시간, 포기하지 않은 일년의 노력, 그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기부문화 활성화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우승자가 아니라 '재능 발견의 순간'이 목적인 이번 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참석 가능하며, 서울시 유튜브채널 라이브서울에서도 생중계된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